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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운용, 獨 오피스 투자 손실…부동산 운용 1위 명성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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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자산운용 본사 전경. 사진제공 =  이지스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본사 전경. 사진제공 =  이지스자산운용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하던 독일 상업용 부동산 펀드가 도산하면서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독일 상업용 부동산 펀드 이외 이지스운용의 다른 해외 부동산 펀드들의 수익률도 저조해 ‘부동산 운용 1위’라는 명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獨 트리아논 빌딩’ EOD 발생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 229호’ 펀드로 담고 있는 독일 트리아논 빌딩 대출의 유보계약(스탠드스틸)이 지난달 31일 만료됐다고 최근 공시했다. 

스탠드스틸은 대출금에 대한 계약을 현 상태로 유보하면서 운용사가 시간을 버는 조치다. 스탠드스틸이 만료되면서 이 펀드가 조달한 차입금과 관련해 기한이익상실(EOD)가 발생했다.

앞서 이지스운용은 당초 유보 계약 만기일이었던 지난해 11월30일 한 차례 유보 계약을 맺었고, 지난 2월 28일 다시 한번 만기일을 5월 31일까지 연장하는 변경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대주단이 변경 계약 연장을 거부하면서, 대출 계약의 EOD 발생과 함께 현지 법상 현지 특수 목적법인(SPC)의 도산 사유가 발생하게 됐다.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 229호’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트리아논 빌딩에 투자하는 펀드로서, 이지스운용은 2018년 10월 해당 펀드를 설정해 국내 공·사모 방식으로 3750억원 가량을 모집했다. 공모펀드로는 약 1754억원을 조달했다. 이지스운용은 조달한 금액과 현지에서 조달한 차입금을 얹어 트리아논 빌딩을 약 9000억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임대료 비중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데카방크가 임대차 계약 연장 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펀드 수익성에 빨간 불이켜졌다. 펀드의 최근 12개월간 수익률은 -79.82%까지 떨어졌다. 

유보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해당 펀드가 조달한 차입금과 관련해 EOD가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의 손실도 불가피해졌다. EOD란 채권자가 만기 전에 대출금 회수에 나서는 것을 말한다. EOD 처분에 따라 375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 가운데 상당 금액이 손실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이지스운용은 현지 SPC의 관리 회사이자 사무 수탁사인 인터트러스트(Intertrust)는 현지 법에 따라 도산 사유 발생 시점으로부터 3주 이내에 도산 절차 개시를 신청할 전망이다. 도산 절차가 시작되면 통상 1~2년의 시간이 추가로 소요된다. 투자자의 정확한 손실 규모는 대주단 주도의 자산 처분이 이뤄진 다음 확정된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현지 법무법인을 통해 대응 방안을 다각도로 강구하고 있다”며 “끝까지 운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럽 부동산 공모펀드도 수익률도 하락세

독일 트리아논 펀드 외에도 이지스운용의 유럽 부동산 공모 펀드 역시 수익률이 저조한 상태다. 

현재 이지스운용은 운용자산 65조 8000억 원 중 26.3%를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 이 가운데 대다수는 유럽과 미주지역의 상업 부동산이다. 실제 유럽 지역 중 프랑스 2곳, 스페인 3곳, 독일 2곳 등 총 13곳의 상업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진행했다. 미주지역에선 총 35곳의 상업 부동산에 투자했고, 이 중 30곳은 미국 동부지역으로 주로 뉴욕 인근 오피스 빌딩이다.

특히 해당 지역들은 대부분 코로나 이후 오피스 공실률 문제가 발생한 곳이다. 이 여파로 이지스운용의 해외부동산 공모펀드들도 지난 1년간 손실을 기록 중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의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 현황. 디자인 = 김민영 팀장
이지스자산운용의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 현황. 디자인 = 김민영 팀장

실제 2305억원 규모로 운용 중인 영국과 프랑스의 아마존 물류창고에 투자하는 ‘이지스 글로벌 공모 부동산투자신탁 281호’도 지난 12개월 수익률이 -44.88%다. 2019년 7월 설정 이후 기점으로도 약 5년간 20% 넘게 손실을 기록 중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지역의 네슬레 본사에 투자하는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04호’도 지난 12개월간 수익률이 -3.63%로 저조했다. 운용규모는 555억원에 달하며, 앞선 두 펀드에 비해 하락률은 낮지만 여전히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공모펀드) 규모가 크지 않아 이지스운용의 실질적인 매출이나 운용자산에는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고금리 장기화로 추가적인 수익률 악화가 나타난다면 투자자 이탈 및 이지스운용의 부동산 펀드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어 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EOD 규모는 2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9월말 대비 1000억원 늘었다. 이처럼 EOD 발생 규모는 매년 늘어나고 있으며,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금액도 10조6000억원에 달한다.

데일리임팩트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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