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기간 우리나라 소득계층별 소득과 소비 점유율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지원금이 늘면서 저소득 가계의 소득이 늘어난 데다 고소득 가계의 비필수재 소비가 상대적으로 크게 감소한 영향이다.
5일 한국은행은 ‘가계분배계정 실험적 통계로 공개’ 자료에서 총본원소득(GNI)과 총처분가능소득(GNDI)의 가계 소득분위별 소득 점유율 변화를 살펴본 결과를 발표했다.
2018~2022년 가계의 소득분위별 총본원소득 점유율 추이는 일정한 흐름을 보이지 않았다. 총본원소득은 가계가 생산에 참여하거나 생산에 필요한 자산을 소유함으로써 얻은 소득이다.
다만 코로나 팬데믹 기간인 2020년 이후 1~3분위 가계의 소득 점유율은 대체로 상승했고 4~5분위는 하락했다. 소득 1분위는 △2020년 5.5% △2021년 5.6% △2022년 6.8%으로 점유율이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5분위는 △2020년 45.0% △2021년 45.1% △2022년 42.8%로 줄었다.
또한 가계 구매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소득 지표인 총처분가능소득 가계의 소득분위별 점유율은 이전소득 효과에 따라 저소득 가계는 상승하고 고소득은 하락했다. 이전소득이란 가구가 비경제적 활동으로 얻은 수입으로, 공적 보조금과 사적 보조금을 모두 합산한 금액을 가리킨다.
1분위는 △2018년 6.6% △2019년 6.5% △2020년 7.2% △2021년 7.3% △2022년 7.6% 등으로 오름세를 보였지만 5분위는 △2018년 40.7% △2019년 40.3% △2020년 38.9% △2021년 38.9% △2022년 38.0% 등으로 내렸다. 한은 관계자는 “2018년 1~2분위 가계는 정부로부터 기초연금 등 사회수혜금을 받으면서 총처분가능소득 점유율이 상승했다”며 “5분위는 소득세 등 경상세 납부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소득분위별 소비 격차도 줄어들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가계의 소득 분위별 소비 점유율은 1~2분위는 상승 추세를, 5분위는 하락세였다. 코로나 팬데믹이었던 2020년부터 5분위 가계가 비필수재 소비를 크게 줄인 영향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장은종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소득총괄팀 분배국민소득반장은 “코로나 이후 고소득 분위의 오락·스포츠·문화 등 비필수재 소비가 줄면서 상대적으로 소비 점유율 격차가 줄어든 것”이라며 “코로나 종식 이후 5분위 가계의 비필수재 소비가 늘면 다시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추세 해석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8~2022년 총저축률은 1~2분위의 저소득 가계에서 상대적으로 변동 폭이 크게 나타났다. 이 기간 총저축률 변동 폭은 △1분위 15.3%포인트 △2분위 8.3%포인트 △3분위 6.0%포인트 △4분위 5.1%포인트 △5분위 3.7%포인트로 집계됐다. 1~2분위 가계는 대부분 총저축률이 마이너스를, 3~5분위 가계는 플러스를 기록했다. 고소득 가계일수록 전체 총저축률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경향을 보였다.
가계 분위별 소득·소비·저축 통계인 가계분배계정 자료가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이드라인에 따라 실험적 통계로 자료를 준비했으며, 앞으로도 매년 관련 통계를 작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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