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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SBI도 적자 전환… 저축은행 수익성 비상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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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저축은행 수익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다섯 분기 연속으로 저축은행업계 손실이 이어진 데다 자산규모 1위 SBI저축은행마저 올해 적자로 돌아섰다. 금융사의 수익성 척도인 총자산이익률(ROA)도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점수가 떨어지는 중이다. 업계 전체에 연체된 대출이 늘면서 저축은행의 주요 수입원인 이자수익에 타격을 입어 수익성도 나빠진 것으로 분석된다.

5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순손실은 154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527억원) 대비 업계 적자 폭은 3배가량 뛰었다. 같은 기간, 분기 실적에서 적자를 낸 저축은행은 28개에서 42개로 증가했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모든 분기 순이익을 냈으나 올해 1분기 64억원 규모 손실이 발생하며 적자전환했다.

저축은행업계는 지난해 1분기부터 다섯 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보고 있다. 1년 넘게 업계 실적이 적자를 지속한 것은 2011년 발생했던 저축은행 사태 이후 처음이다.

총자산이익률도 점차 떨어지는 중이다. 총자산이익률은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이 수치는 금융사의 자산 대비 수익규모를 나타내며 수익성 및 효율성을 측정하는 데 쓰인다.

2022년 말만해도 0.76이었던 업계의 총자산이익률 평균은 지난해 말에 마이너스(-)0.96으로 떨어졌다. 올해 1분기엔 -0.99로 소폭 추가 하락했다. 신용평가업계에선 저축은행을 평가할 때, 총자산이익률이 1을 넘어야 안정적인 수익성을 갖췄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올해 1분기 말 기준 10대 대형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페퍼·다올·신한·상상인·OSB) 중 총자산이익률이 1을 넘긴 곳은 없다.

오히려 6개 저축은행(한국투자·애큐온·페퍼·다올·상상인·OSB)은 마이너스 점수를 기록하는 등 몸집에 비해 충분한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현재 총자산이익률을 살펴보면 업계의 수익성이 전보다 약해졌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수익성이 악화된 데 영향을 미친 큰 요인은 대출 연체다. 대출이 연체되면 저축은행은 이자를 받지 못해 주 수입이 감소한다. 연체가 오래돼 부실 판정을 받은 대출은 아예 손실 처리를 하기도 한다. 전 저축은행의 연체채권 규모는 지난해 1분기 말 5조7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8조9000억원 규모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 이자수익은 2조7196억원에서 2조4860억원으로 감소했다.

저축은행들도 수익성 악화를 인지하고 있으나 이른 시일 안에 이를 회복하기란 어렵다고 본다. 대다수 저축은행은 소비자 수요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보험·펀드 판매 등 부수입 사업에 손을 대지 않고 있다. 게다가 투자 관련 규제가 있어 중소형사들은 투자 수익을 많이 낼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몇몇 저축은행이 투자로 큰 이익을 거두기도 했지만 일부 대형사들의 이야기다”라며 “중소형사들은 이자수익 외 마땅한 대안 수입원이 없어 업황이 나아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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