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우즈베키스탄 대표단이 방한 기간 삼성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과 회동했다. 우리 기업들이 러시아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우즈베키스탄과의 동맹을 강화해 중앙아시아 시장 공략을 확대할지 주목된다.
5일 우즈베키스탄 투자산업통상부에 따르면 라지즈 쿠드라토프 장관은 지난달 방한 기간 중 삼성전자, 기아, 롯데케미칼 관계자와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쿠드라토프 장관이 삼성전자, 기아, 롯데케미칼 등 3사와 만난 것은 이들 기업이 우즈베키스탄에 생산시설 혹은 법인을 두고 사업체를 운영중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즈베키스탄의 지리적, 경제적 이점을 강조하고 해외 기업에 대한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 방안을 소개, 현지 투자 확대와 파트너십 강화 등을 요청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우즈베키스탄에 마케팅법인(SEUZ)을 운영 중이다. 제품은 우즈베키스탄 최대 가전업체 ‘아르텔(Artel)’을 통해 조립 후 생산하고 있지만, 그 외 사업 지원과 사회공헌활동 등은 SEUZ가 맡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최근 서방의 경제 제재 표적이 된 러시아를 대신해 우즈베키스탄 거점 역할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작년 러시아법인에서 우즈베키스탄에 근무할 신규 직원 채용 공고를 낸 바 있다. 우수한 러시아어 구사 능력을 요구했다. 우즈베키스탄법인을 중심으로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전력을 다시 가다듬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본보 2023년 4월 28일 참고 삼성전자, 러시아 대신 우즈베키스탄 선택?…신규 거점 만든다>
롯데케미칼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슈르탄 가스화학단지(Shurtan Gas Chemical Complex·SGCC)’를 운영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거점은 중앙아시아는 물론 북아프리카까지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수행한다.
슈르탄 가스화학단지는 한국가스공사, GS E&R 등으로 구성된 한국 컨소시엄과 우즈베키스탄 국영석유가스공사 ‘UNG(Uzbekneftegaz)’ 간 합작 결과물이다. 양측은 지분 50대 50으로 합작사 ‘우즈베키스탄-한국 가스 케미칼(Uz-Kor Gas Chemical·UKGC)’을 설립하고 가스화학단지를 건설했다.
30만 평 규모 부지에 들어선 슈르탄 가스화학단지 건설 프로젝트에 투입된 사업비는 총 4조3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2015년 완공하고 이듬해 1월부터 상업생산을 개시했다.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한 한국 컨소시엄은 슈르탄 가스화학단지를 통해 수르길 가스전을 개발하고 HDPE(고밀도 폴리에틸렌), PP(폴리프로필렌) 등을 생산한다.
기아는 현지 자동차 수입업체인 ‘루델’과 함께 2020년 지자흐(Jizzakh) 경제자유구역에 설립한 자동차 조립공장 ‘ADM-지자흐(ADM-Jizzakh)’를 두고 있다. 이 곳에서 K5와 셀토스, K8 등 인기 모델 위주로 생산한다. 2022년 용접과 도장 라인 등을 추가, 연산 10만대까지 생산 규모를 늘렸다. 최근 타슈겐트에도 반조립생산(CKD) 공장을 추가 설립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신공장에서는 소형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 쏘넷을 제조한다.
한편 쿠드라토프 장관이 이끈 우즈베키스탄 대표단은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방한 기간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제12차 한·우즈베키스탄 무역경제공동위원회 회의를 가졌다.
공동위는 1994년 설치된 이후 30년 간 이어져 온 장관급 협의체다. 양측은 공급망과 교통 인프라 분야 협력 확대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무역투자 △공급망 △교통 인프라 △과학기술 △농업 △표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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