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민계정 2020년 기준년 1차 개편 결과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1인당 GNI는 3만3745달러에서 3만6194달러로 7.3% 늘었다.
인구 5000만명 이상인 나라 가운데 이탈리아보단 낮고 대만과 일본은 상회하는 수치다. 한국이 일본을 앞선 건 이번이 처음인데 한국은 기준년 개편으로 GNI가 상승했지만 일본은 엔저 현상으로 달러화로 표시한 1인당 GNI가 줄어든 영향으로 해석된다.
최정태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일본은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통화가치가 하락하면서 1인당 GNI 순위가 한국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국의 1인당 GNI는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6위권으로 나타났다. 최 부장은 “2022년엔 국제연합(UN) 기준 6위이며 2023년엔 일부 국가만 GNI를 발표한 관계로 OECD, IMF의 전망치에 따라 순위를 비교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기준년 개편에 따라 한국의 1인당 GNI가 3만 달러를 넘은 시기는 2017년에서 2014년으로 3년 앞당겨졌다.
한은은 수년 내 1인당 GNI가 4만 달러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 부장은 “1인당 GNI산출할 때는 실질소득증가율, GDP디플레이터, 환율 변동률 등 여러 요인으로 결정되고 있어서 언제 달성될 수 있을까는 지금 당장 이야기하긴 어렵지만 환율이 안정된다는 가정 하에 수년 내에는 달성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은은 국민 경제의 구조 변화 등에 대응하고자 5년마다 국민계정의 기준년을 개편하고 있다. 이번 개편에서는 특히 경제총조사의 행정자료 활용도가 크게 넓어지면서 경제규모 역시 기존에 공표했던 규모보다 전반적으로 확대됐다.
2020년 기준 사업체 수와 매출액이 각각 39.5%, 8.3% 증가했다. 2015년에는 없던 산업이 2020년에는 활발하게 부가가치를 생산한 경우 이를 포착해 경제 상황을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최 부장은 “특히 경제총조사 같은 경우 과거에는 조사 기반이었지만 이제 행정등록 기반으로 바뀌어 소규모 사업자들이 많이 포착됐다”며 “이에 따라 기준년의 (GDP) 레벨(수준)이 올라갔고 거기에 맞춰 비교 년 레벨도 맞춰 올려주는 등의 작업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새 시계열에서 2020년의 명목 GDP는 2058조원으로, 2015년을 기준으로 삼은 기존 시계열상 규모(1941조원)보다 6%나 늘었다. 2001년부터 2023년까지 실질GDP의 연평균 성장률은 3.6%로 0.1%포인트 올랐다. 2016~2020년 성장률은 구계열에 비해 0.2%포인트 상향됐다.
그 결과 브라질·오스트레일리아에 밀려 14위까지 떨어졌던 우리나라 명목 GDP의 세계 순위는 12위 수준으로 올라왔다. 최 부장은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2022년 우리나라 명목 GDP는 세계 12위 수준”이라며 “2023년 GDP 규모도 12위를 유지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반대로 모수인 경제 규모(GDP)가 커지면서 가계나 정부 빚(부채·신용)의 비율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100.4%였던 가계부채 비율은 이번 기준년 개편 결과 93.5%까지 낮아졌다.
국가채무 비율과 관리 재정수지 적자 비율도 각 3.5%포인트(50.4→46.9%), 0.3%포인트(3.9→3.6%) 하락했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 수지를 뺀 값으로 정부의 실질적 재정 상태를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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