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삼성전자의 HBM(고대역폭메모리)이 엔비디아에 조만간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HBM 최대 고객사인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가 직접 “삼성과의 작업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품질 테스트 통과 가능성을 언급해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는 4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 3곳 모두에게 HBM을 공급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삼성전자가 언제 HBM을 엔비디아에 공급하게 될지 시기를 묻는 질문도 나왔다. 황 대표는 “우리에게 필요한 HBM의 양은 매우 많기 때문에 공급 속도가 무척 중요하다”면서 “이 업체들과 최대한 빨리 품질 검증을 진행하고 우리 제조공정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발열 문제로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외신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젠슨 황 대표는 “그런 보도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삼성과 작업은 잘 진행되고 있고 어제까지 끝내고 싶었지만 안 끝났다.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 외신을 통해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즉각 이를 반박하는 공식 입장문을 냈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HBM 공급을 위한 테스트를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다수의 업체와 긴밀하게 협력하며 지속적으로 기술과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가속기를 만드는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는 기업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 이 3곳 뿐이다. 다만 현재 주도권은 SK하이닉스가 쥐고 있다. 삼성이 아직 양산하지 못하고 있는 5세대 HBM인 HBM3E 를 지난 3월 먼저 엔비디아에 공급해서다.
같은 달 젠슨 황 대표는 미국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해 HBM3E 제품을 살펴본 후 ‘젠슨이 승인했다’는 친필 사인을 남겼다. 때문에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의 HBM 공급도 상반기 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다.
HBM3E를 잇는 6세대 HBM 개발 경쟁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가 내년에 선보일 차세대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에는 HBM4를 적용한다고 밝혀서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역시 HBM4 를 엔비디아에 먼저 공급하기 위해선 빠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양산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HBM 신제품 출시 일정은 기존 2년 단위에서 1년 단위로 주기가 점차 짧아지고 있다”며 “HBM 대형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일정에 맞춰 공급사들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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