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 대장주’로 꼽히는 압구정과 여의도 일대 아파트에서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공사비 급등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의 여파로 시공사 찾기가 어려운 재건축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뛰어난 사업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단지들 중심으로 ‘몸값 조정’에 나선 모습이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압구정 신현대12차 전용면적 121㎡(6층)는 2020년 11월 기록한 신고가(31억5000만원)보다 16억1500만원 뛴 47억6500만원에 손바뀜됐다.
지난달 16일에는 여의도 삼부아파트 175㎡(8층)가 42억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세 달 만에 6억2000만원이나 오른 금액이다. 삼익과 은하, 화랑 등 다른 여의도 재건축 단지들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관찰됐다.
한국부동산원 조사 결과 지난 주(5월27일 기준) 20년 초과 서울 아파트값은 직전주 대비 0.06% 올랐다. 지난해 10월 마지막 주(0.06%) 이후 7개월 만에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11월 마지막 주부터 올해 3월 마지막 주까지 네 달 동안 하락장에 머물렀던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업계에선 고금리로 부진에 빠진 주택 시장 부양을 위해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정비사업 규제를 큰 폭으로 완화한 점이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총선 전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완화와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비율) 상향 조정 등을 발표했다. 올해 1월10일 재건축 연한 30년을 채운 아파트는 안전진단 없이 추진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재건축 기간을 3년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지난달 30일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등 공급 활성화를 위해 사업성을 개선하고 용적률을 높이는 등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서울시 전체 면적(605㎢)의 11%를 차지하는 1종일반주거지역에서 재개발·재건축을 하면 용적률을 현재 150%에서 200%까지 적용받는 것이 가능해진다.
다만 재건축 시장은 추후 투자 가치를 기대하는 이들이 몰리기에 경기 변화나 제도에서의 변화에 보다 민감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지난 4월부터 시행된 만큼 제도 변화가 실제 서울 주요 노후 단지들과 1기 신도시를 자극할 수 있을지는 가격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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