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집값, 타오르는 매수세 ①] 서종대 주택산업연구원 대표
집값 하락 예상했던 전문가들, 하반기 전망 줄줄이 수정
“오름세 기대심리, 금리인하, 공급부족 합쳐지면 집값 폭발”
[땅집고] “서울 아파트 가격은 이미 바닥을 통과했다.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서종대 주택산업연구원 대표는 최근 들썩이고 있는 일부지역의 집값과 관련, “수출 회복 등 경기가 회복세가 본격화되고 있고 금리가 내려가고 주택공급이 부족한 만큼, 상승압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 대표는 국토부 주택과장, 주택국장, 한국감정원장,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을 역임하는 등 정책과 현장을 겸비한 주택 전문가다.
다음은 일문일답.
-집값이 반등 조짐을 보인다.
“급등하던 집값은 문재인 정부 말기에 금리가 높아지면서 하락기에 접어들었다가 2022년 말을 기점으로 해서 하락 폭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였다. 총선 전후로 해서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올해 집값 전망은?
“작년 말에 국내 연구기관들이 올해는 무조건 하락한다고 전망했다. 주택산업연구원만 올해 중반기부터 서울과 수도권의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강보합세로 들어서고, 연말에 가면 지방 광역시 중 일자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예측보다 한 두 달 빠르게 서울이 상승세로 전환이 됐다.”
– 본격적으로 상승하는가.
“2022년 말 전후로 저점을 찍고 하락세가 둔화되면서 반등을 시작하고 있다. 서울은 이미 상승세로 전환했다. 향후 시장은 다음과 같은 변수들에 좌우될 것이다. 첫째, 거시경제 상황이다. 경제가 좋은데 집값만 떨어지기도 어렵고 경제가 나쁜데 집값만 올라갈 일도 없다. 둘째 수급 측면이다. 수요 중 유효 수요, 즉 현실적으로 집을 사려는 사람과 비교한 매물이다. 수급 측면에서 보면 5년 동안 평균 인허가 물량이 53만 가구인데 작년 인허가가 38만 가구, 착공은 20만 가구에 그쳤다. 3년 동안 공급부족이 72만 가구에 달한다. 공급이 부족했는데도 집값이 오르지 않았던 것은 유효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에 수요자들이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보고 시장에 뛰어들면 유효수요가 급증하고 집값을 폭발시킬 수 있다.”
-또다른 변수가 있다면?
“금리도 중요한 변수이다. 금리는 정점을 지났다. 미국에서 여러 논란이 있지만, 연내 미국 금리가 한 차례 정도는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펀더멘탈적인 측면에서 보면 공급이 부족하고 금리는 이제 내려갈 수밖에 없고 수출이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만큼 경기도 회복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상승 압력이 꽤 있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집값이 폭발적으로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폭발까지는 아닐 것으로 본다. 수요가 되살아 났을 때 완충 역할을 해줄 것이 있다. 첫째는 3기 신도시 공급이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문재인 정부 때 신도시 개발은 필요 없고 투기꾼만 잡으면 된다고 하다가 2019년부터 3기 신도시 개발을 시작했다. 규모가 작은 택지도 많이 개발했다. 금년 말부터는 분양을 본격화할 것이다. 매매시장의 수요를 분양시장이 흡수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둘째, 거시경제와 금리도 변수이다. 수출이 늘어나고 있지만,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경기가 성장할 가능성은 높아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낮아지겠지만, 과거처럼 1~2%대까지 급격하게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다. 금리가 주택 수요를 일부 제어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완만한 상승을 전망하는가
“지역별로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본다. 서울의 인기 지역 같은 경우는 좀 빠르게 상승할 것이다.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구) 같은 경우는 전고점을 회복하면 상승세가 그렇게 빠르지는 않겠지만 강남 3구는 다른 지역보다는 상승세가 빠를 것이다. 지방 광역시 중에서는 일자리가 많은 도시들은 소폭 상승세를 보일 것이지만, 나머지 지역은 여전히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일부에서는 인구도 감소하는데 집값 오르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한다.
“리먼쇼크 등의 영향으로 2011년 전후로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자 이제 집값이 영원히 떨어진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었다. 당시 집값하락론의 근거는 출생 인구와 경제활동 인구 감소를 꼽았다. 주택시장에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은 30세 인구라고 본다. 30세부터 전세든 내집마련이든 주택 수요자로 진입하기 때문이다. 30세 도달인구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67만 명씩 늘어났는데 2022년부터는 2028년까지는 연평균 72만 명 늘어난다. 2030년까지는 주택수요 측면의 인구구조를 분석해보면 수요가 오히려 더 탄탄하게 늘어난다.” /차학봉 땅집고 기자 hbch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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