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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롬의 하이부동산] ‘100억’ 부른 시그니엘, 반값에 공매로…눈 여겨볼 경·공매 물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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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월드타워 [사진=롯데건설]

초고급 오피스텔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가 여러 차례 유찰을 거쳐 현재 호가의 절반 수준에 공매 입찰에 나왔다. 강남 대표 재건축 단지 은마아파트도 공매 입찰을 앞두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고금리,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며 호황기에는 일반 매매시장에서 소화됐을 고가 단지 매물들까지 경·공매 시장으로 나오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명 오피스텔 ‘시그니엘’ 감정가보다 23억 싸게…대치동 은마, 투자수요 높을 전망

4일 한국자산관리공사 자산처분시스템과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월드타워앤드롯데월드몰 시그니엘레지던스 54층 전용 182.28㎡에 대한 공매 입찰이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다. 앞서 지난 4~5월 네 차례 유찰됐다가 5~6회차 입찰은 취소됐던 물건이다. 이 물건은 경매에도 부쳐질 예정인데 아직 매각기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공매와 경매가 동시에 진행되면 공매 낙찰자와 경매 낙찰자 중 잔금을 먼저 납부한 측이 소유권을 갖게 된다. 

이번에 공매로 나온 물건의 감정가는 78억원, 최저입찰가는 54억6000만원으로 책정됐다. 비슷한 면적인 전용 190.25㎡가 지난 2022년 80억원에 거래되고, 현재 동일 면적 매물 호가가 100억원대에 형성돼 있는 것과 비교하면 일반 매매시장보다 낮은 가격으로 파악된다. 현재 매물 최저호가는 64억이다. 시그니엘은 롯데월드타워 44~71층에 조성된 고급 오피스텔로 2017년 분양 당시 높은 분양가와 조인성, 클라라, 김준수 등 연예인과 자산가들이 매수하며 유명세를 탔다. 

전문가들은 매매시장 최저호가보다 낮은 가격에 최저입찰가가 책정돼 공매에 관심이 쏠릴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전 회차까지는 시세와 큰 차이가 없었다면 지금 입찰가가 54억원대로 내려와 가격적 메리트가 있고, 순위 권리가 말소돼 권리분석상으로 문제 없는 물건”이라며 “고급주택 수요자들 사이에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동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시그니엘은 ‘한강뷰’ 조망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해당 물건은 한강뷰가 아닌 남향이라 가격이 낮은 축에 속한다”며 “천장이 높은 ‘하이클래스’ 물건이고 한강뷰가 가능한 북향이면 집주인들이 100억원까지도 부르고 있다. 같은 면적에 하이클라스가 아닌 물건은 85억원으로 책정된 물건이 있다”고 전했다. 이번 매물은 남서향으로 석촌호수 조망이 가능한 위치로 파악된다. 

강남 재건축 단지의 대명사인 은마아파트도 공매 입찰을 앞두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12층)에 대한 공매는 오는 10일 입찰이 진행된다. 

최저입찰가는 27억7000만원으로 최근 시세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지만, 경공매로 낙찰받을 경우 토지거래허가제에 따른 실거주 의무가 없어 투자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전용 84㎡는 지난달 24일 25억4000만원(2층)에 매매됐다. 지난 4월에는 26억9500만원(6층), 25억8000만원(9층)에 거래됐다. 

대치동은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2년간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지만 경공매를 통해 매입하면 실거주 의무가 없어 낙찰받고 바로 세입자를 들일 수 있다. 또 투기과열지구는 조합설립인가 후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돼 은마아파트가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지난해 9월 26일 이후 매수자는 조합원 자격을 못 받는다. 하지만 금융·공공기관에서 신청한 경공매의 경우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하다. 

앞서 작년 5월 은마아파트 전용 84㎡ 물건은 두 번 유찰되고 3회차 입찰에 45명이 몰려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낙찰가는 26억5289만원으로 최저 입찰가(17억8560만원), 같은 달 실거래가(24억3000만원)를 웃돌았다. 이주현 연구원은 “처음 한 번 정도는 유찰되고 가격이 더 떨어진 그 다음 회차부터는 매수세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태영건설 성수동 오피스 사업장, 서울시 재개발 부지도 유찰 거듭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태영건설의 성수동 개발 사업 부지 사진박새롬 기자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태영건설의 성수동 개발 사업 부지 [사진=박새롬 기자]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대규모 사업부지가 공매로 나와 외면받는 사례도 빈번해지고 있다. 

태영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이던 성동구 성수동 오피스 1차 개발사업 부지는 최근 진행된 공매에서 여섯 차례 유찰돼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 사업부지는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태영건설의 대표적인 부실 사업장 정리 사례가 될 것으로 예상된 곳이다. 

성수동 오피스1차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269-204번지 외 5필지에 지하 6층~지상 10층 업무시설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태영건설이 최대주주로 있는 시행사 성수티에프피에프브이(PFV)는 2021년과 2022년4월 부지를 1300억원에 매입하고 지난해 건축허가를 받았지만 대출 만기연장에 실패하며 공매로 나왔다. 

지난달 20일 진행된 1회차 최저입찰가는 감정평가 금액인 1804억원에 책정됐다. 이후 계속 유찰되며 마지막 회차 때는 1065억원으로 떨어졌다. 현재는 수의계약으로 전환된 상태지만 매각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2006년 서울시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중랑구 중화3재정비촉진구역 부지도 지난달 공매에 넘겨졌지만 7회 유찰됐다. 지난달 23일 진행된 1회차 입찰 당시 최저입찰가 1136억원에서 마지막 회차인 이달 4일에는 604억원으로 반토막 수준이 됐다. 

중랑구 중화동 303-5 외 34필지 중화3구역 재개발은 아파트 2개 동과 오피스텔 1개 동을 지을 예정이었지만 540억원 규모의 브리지론 만기연장 및 본PF 전환에 실패하며 사업이 엎어졌다. 사업 초기 대비 공사비가 급등하고 고금리 상황도 지속되며 사업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경매 진행 건수는 1만7930건으로 집계됐다. 2014년 4월 1만8377건 이후 10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고금리,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길어지며 금융 부담을 견디지 못한 이들의 매물이 쏟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매 물건은 지난해 12월 1만 3491건을 기록한 이후 올해 △1월 1만6642건 △2월 1만 4378건 △3월 1만 4825건 △4월 1만 7909건으로 늘어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그니엘과 은마아파트 외에도 과거에는 시장에서 소화됐을 ‘부촌 단지’들이 경매 시장으로 나오고 있다. 감정가 108억5000만원에 달하는 용산구 나인원한남 전용 244㎡는 오는 18일 임의경매로 진행된다. 강남구 압구정아파트 전용 141㎡도 이달 감정가 41억4000만원에 임의경매가 진행된다.

 

중랑구 중화동 303-5 외 34필지 사진온비드
중랑구 중화동 303-5 외 34필지 [사진=온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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