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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통신감시연합 의장입니다”…너무 엄격해진 치료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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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국제금융통신감시연합 의장입니다.”

지난달 30일 서울서부지법 303호에서 피의자인 홍 모 씨(52)는 자신의 직업을 이렇게 소개했다. 홍 씨의 한마디에 방청객들은 ‘지하철 2호선 흉기 난동 사건’을 검색하는 등 술렁였다. 이날은 홍 씨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이었다. 1심에서 홍 씨는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홍 씨의 변호인은 “만약 규정대로 (피고인이) 징역형을 받을 경우에 같이 수감될 수감자들의 안전 등이 우려된다”며 치료감호를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2심은 검찰이 치료감호를 청구하지 않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난감함을 드러냈다.

5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최근 심신미약 범죄에 대한 법적 잣대가 엄격해지면서 실제로 치료가 필요한 정신질환 범죄자에 대한 ‘치료감호’ 제도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검찰 치료감호 청구 건수↓…엄격해진 ‘잣대’

‘2023 검찰 연감’에 따르면 검찰의 치료감호 청구 건수는 2013년 254건, 2019년 184건, 2021년 78건, 2022년 96건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게다가 법원이 1심에서 검찰의 치료감호 청구를 인용하는 경우도 2014년 223건(82.9%)이었지만 2022년 102건(66.7%)으로 줄었다.

이처럼 치료감호 청구 건수가 줄어든 것은 이전보다 법 적용을 엄격하게 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심신미약을 이용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사법기관에서는 이를 더 엄격하게 판단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요컨대 심신장애로 인한 처벌 감면 조항이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사법기관에서도 치료감호 청구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윤정숙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검찰 측에선 피고인이 정신질환이 있더라도 사물을 분별할 능력이 있는지를 엄중히 판단하며, 심신미약에 대해선 보수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정신감정 확대 필요…치료감호 인프라도 확충해야

홍 씨의 사례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정신감정 결과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이를 살펴보지 않았다는 점이다.

홍 씨의 변호인은 “살인미수 전과가 있고 치료감호 전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1심에서 검찰이 이를 살피지 않았다”며 “1심에서도 변호사가 치료감호 신청서를 내는 등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결국 상황이 여기까지 이르렀다”고 탄식했다.

전문가들은 재범 위험성과 치료 필요성이 농후한 정신질환 범죄자들에 대해서 정신감정을 확대하고, 이들을 치료할 수 있는 인프라 또한 마련해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윤 위원은 홍 씨와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선 “정신감정을 활발히 요청해 변호사 쪽에서 이러한 결과를 가져왔을 때 증거 능력을 확실히 다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서는 치료감호가 선고되더라도, 홍 씨와 같은 정신질환 범죄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인프라가 빈약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치료 감호시설 등이 부족한 상황에서 치료감호를 적극 청구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치료감호시설은 국립법무병원 한 곳에 불과하다.

치료감호 시설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위원은 “현실적으로 교도소 내에서도 충분히 정신질환에 대해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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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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