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반도체와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에 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우선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 ‘가우디’를 엔비디아 제품의 30~60% 수준 가격에 공급함으로써 AI 서버 대중화를 이끈다.
파운드리 사업은 다음 주 18A(1.8㎚) 공정에서 첫 번째 칩을 생산하며 한국·대만·미국·일본 등의 미래 반도체 경쟁력을 좌우할 2㎚ 이하 초미세 공정의 포문을 연다.
5일 한국 방한이 무산된 이유로는 “내가 만나고자 하는 사람이 한국에 없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겔싱어 CEO는 4일 대만 타이베이 난강전시관에서 ‘컴퓨텍스 2024’ 기조연설을 진행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4월 출시한 AI 반도체 가우디3는 경쟁사의 동급 AI 반도체(엔비디아 H100) 가격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하다”며 “전작인 가우디2는 동급 AI 반도체의 3분의 1 수준에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8개의 가우디3를 탑재한 AI 서버는 12만5000달러, 8개의 가우디2를 탑재한 AI 서버는 6만5000달러에 공급한다.
인텔은 8192개의 가우디3를 연결한 슈퍼컴퓨터(HPC)는 같은 규모의 엔비디아 H100과 비교해 AI 모델 학습 속도가 최대 40%, 64개의 가우디3를 연결한 AI 서버는 H100보다 라마2-70B(매개변수 700억개) 모델 학습 속도가 최대 15% 빠르다고 주장했다.
이날 겔싱어 CEO는 “델, HPE, 레노버, 슈퍼마이크로 등 글로벌 4대 서버 공급사(화웨이 제외)뿐만 아니라 에이수스, 폭스콘, 기가바이트, 인벤텍, 콴타, 위스트론 등 6개 대만 서버 제조사를 가우디3의 신규 공급업체에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주로 빅테크, 대형 IT 기업, 이동통신사의 데이터센터에 AI 서버를 공급하는 4대 서버 업체와 달리 대만 서버 업체는 주로 중견 기업과 연구소 등지에 서버를 납품하고 있다. 가우디3를 대형 고객사뿐만 아니라 중소형 고객사와 대학·연구소 등에 공급함으로써 AI칩 매출과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게 겔싱어 CEO의 노림수로 풀이된다.
겔싱어 CEO는 18A 파운드리 사업에 관한 정보도 짧게 공개했다. 그는 “다음 주 인텔 파운드리는 18A 웨이퍼를 활용한 첫 번째 칩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10㎚ 이하 공정에서 TSMC와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밀려 고전했던 인텔 파운드리가 초미세 공정에서 반격에 나서는 모양새다.
겔싱어 CEO는 기조연설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2030년까지 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2위를 목표로 한다”며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선 1위가 목표”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여기에는 첨단 패키징(이종 반도체 결합)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올 3분기 출시하는 AI PC용 최신 프로세서 ‘루나 레이크’는 인텔 시스템 반도체는 인텔 파운드리에서 양산한다는 기존 전략을 부수고 컴퓨트(CPU+GPU+NPU) 타일과 플랫폼 제어 타일을 TSMC 3NB(3㎚) 공정에서 양산한다. TSMC에서 우선 양산한 칩을 인텔 파운드리로 가져와 자사 첨단 2.5D 패키징 기술인 ‘포베로스’로 인텔에서 만든 베이스 타일과 결합한다.
이러한 대만과 미국 협업 구조에 관해 겔싱어 CEO는 “현재 시점에선 루나 레이크를 TSMC에 맡기는 것이 더 나은 프로세스 기술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대신 내년에 출시하는 AI PC용 차세대 프로세서인 ‘팬서 레이크’는 거의 모든 타일을 인텔 18A 공정에서 양산할 계획이다.
한편 겔싱어 CEO는 6월 한국 방한이 무산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번 6월 출장에선 한국에 들르지 않지만 대신 올 연말 한국에 방문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다방면에서 인텔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며 “인텔은 한국의 많은 테크 회사들과 매우 중요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텔은 가우디3를 포함한 자사 AI칩 기술을 알리기 위해 6일 주요 파트너사를 초청해 ‘인텔 AI서밋 서울’ 행사를 진행한다. 겔싱어 CEO 대신 저스틴 호타드 인텔 데이터센터·AI그룹 수석 부사장이 방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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