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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카드가 할부금융 영업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올 1분기 할부금융 취급액이 1년 새 2배 이상 뛰며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카드 수수료 인하로 본업인 신용판매 시장에서 수익이 나지 않자, 할부금융 사업 확장에 나서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KB국민카드는 타사 대비 저렴한 금리 경쟁력을 내세워 고객들을 끌어 모은데 이어, 플랫폼 ‘KB페이’를 통해 할부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이에 힘입어 KB국민카드의 올 1분기 순이익 증가폭은 70%를 기록했다.
할부금융은 중·저신용자들이 찾는 카드론·현금서비스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우량 고객을 모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특히 채권 시장이 작년 초 대비 안정되면서 카드사들의 할부금융 시장 확대 여력이 높아졌다. 2022년 레고랜드 사태로 할부금융 취급액을 줄였던 롯데카드와 우리카드도 올해부터는 공격적으로 할부금융 시장에 나서고 있다. 다만, 연체율은 관건이다. 할부금융 고객들의 연체율 마저도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카드의 할부금융자산 중 연체 자산도 전년 말 대비 21% 증가한 상황이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KB국민카드의 할부금융 취급액은 330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29% 증가한 수치로, 신한카드(3253억원)를 제치고 취급액 기준 업계 1위로 올라섰다.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에 이어 롯데카드(1618억원), 우리카드(1148억원), 하나카드(1141억원), 삼성카드(205억원) 등 순이었다.
KB국민카드가 올해 들어 할부금융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 배경은 수익 다각화 전략 때문으로 분석된다. 연이은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조달금리 상승으로 본업인 신용판매 시장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자, 캐피탈업권의 정통 영역이었던 할부금융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KB국민카드는 금리 경쟁력을 내세우고 KB페이 등 플랫폼 내 할부금융 서비스를 확장하면서 고객들을 끌어 모았다. 이 같은 전략으로 KB국민카드는 올 1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0% 상승한 1391억원을 기록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신차할부를 포함한 우량자산 중심 성장을 위해 금리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와 우리카드의 할부금융 취급액 수치도 눈에 띈다. 올 1분기 기준 각각 1618억원, 1148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대비 각각 127%, 660% 급성장한 수치다. 특히 우리카드는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작년 할부금융 영업을 대폭 축소한 영향이 있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2022년 말 레고랜드 사태로 조달금리 급격한 상승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작년 1분기 자동차할부 영업이 위축됐다”며 “매출 증가는 일시적 기저효과”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할부금융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KB국민카드의 할부금융 연체 자산은 총 178억원이며, 연체율은 0.64%를 기록했다. 전체 연체율(1.31%) 대비 낮은 수치이지만, 전년 말 대비 0.1%포인트 올랐다는 점에서 가파르다는 평이 나온다. 우리카드(1.46%)와 롯데카드(1.75%) 연체율도 전년 말 대비 각각 0.24%포인트, 0.1%포인트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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