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달 미국 내 판매량은 총 15만9558대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8.5%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기아의 이번 실적은 지난 4월 판매 감소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반등한 수치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내 판매량은 친환경 모델들의 판매량 증가세에 힘입어 역대급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달 총 3만4288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했는데, 이는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다 기록이다. 기존 최다 판매량은 지난 4월 기록했던 2만6989대였다. 전체 차량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21.5%로 집계되며 사상 처음으로 20%를 넘겼다.
업체별로 나눠서 살펴보면 현대차(제네시스)의 경우 지난달 총 8만4402대가 팔려 전년 동월보다 11.6% 상승했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판매량은 지난해 동월 대비 46.5% 증가한 2만425대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월간 판매 2만대를 돌파했다. 기아의 경우 총 7만5156대가 팔리며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이 5.1% 상승했다. 기아의 친환경차 역시 전년 대비 13.2% 증가한 1만3683대로 역대 월간 최다 판매량이었다.
차종별로 보면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는 아이오닉5로 판매량 4449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1.9% 증가하며 역대 월간 최대 판매 기록을 썼다. 이어 기아 EV6 2660대(+18.9%), 니로 EV 2350대(+152.1%·역대 월간 최다), EV9 2187대(신차 순증), 아이오닉6 1099대(+13.2%) 등 순이었다.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투싼이 5359대(+46.4%)로 최다였고, 스포티지 HEV 3822대(-7.4%), 싼타페 HEV 3453대(+79.4%), 쏘나타 HEV 2307대(+86.8%)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의 친환경차 호실적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수혜대상에서 제외됐음에도 이뤄낸 성과라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는 최근 EV9이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하는 등 향후 미국 내 전기차 생산이 본격화되면 현대차와 기아의 가격 경쟁력은 더 커질 것이라 전망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친환경차 판매량이 늘었다는 건 그만큼 ‘퍼스트 무버’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의미”라며 “EV 생산라인이 미국에서도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추가적으로 보조금을 1000만원을 더 받아 가격경쟁력이 커지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판매량은 지금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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