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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신 해외’…K-건설, 중동 넘어 수주 다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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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 가스플랜트 공단 전경사진./ 사진 = GS건설 제공
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 가스플랜트 공단 전경사진./ 사진 = GS건설 제공

[데일리임팩트 한나연 기자] 건설업계가 국내 대신 해외 건설시장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한 달 동안의 해외 건설 수주액이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데다, 지난해 전체 수주액의 약 4분의1을 차지하면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중동 지역 비중이 4월 실적의 96%를 차지해 높은 의존도를 보였다. 다만 중동 정세 불안으로 안정성이 우려되자 건설업계가 유럽·아프리카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이다.

4월에만 76억달러 수주…올해 누계 실적은 132억달러

4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 건설 수주액은 총 76억9000만달러(약 10조5253억원)로, 전년 동기(16억6000만달러)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총 수주액(333억1000만달러)의 4분의1가량을 차지하는 실적이다.

올해 누계 실적으로 보면 지난달 30일 기준 총 132억1000만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77억7000만달러) 대비 70% 증가한 수주 성과를 보였다.

이는 지난 4월 국내 건설업체들이 올린 중동 수주고 덕이 크다. 4월에만 61개 건설사가 36개국에서 총 31건의 해외 수주실적을 거뒀다.

특히 삼성E&A가 사우디 아람코 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 PKG1&4 신규 계약을 체결해 총 60억8000만달러(79.1%), GS건설이 PKG2 계약을 체결해 총 12억3000만달러(16.0%)를 수주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삼성물산도 대만 등에서 기존 공사 증액을 통해 총 2억6000만달러(3.4%)를 수주하며 상위 3개 사가 총 75억7000만달러로 지난달 수주액의 98.5% 비중을 차지했다.

중동에 치우친 해외 수주…사업 불안 요소 없나

이러한 국내 건설의 해외 수주 실적은 중동으로 쏠린 모습이다. 지난달 지역별 수주 실적을 살펴보면 △중동(74억달러, 96.3%) △아시아(2억5000만달러, 3.3%) △유럽(2000만달러, 0.2%)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각에서는 중동정세 불안 등이 국내 건설업계에 위기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는 물론, 고유가 및 원자잿값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때문이다.

또 무함마드 빈 살만이 추진하는 사우디 ‘네옴시티’ 개발사업이 축소될 전망이라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면서 중동 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그 외 지역으로 사업을 다각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건설될 최첨단 미래 스마트 시티 '네옴시티 더 라인'의 조감도.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현대건설과 함께 해당 프로젝트의 터널공사 수주를 맡아 진행 중이다. / 사진 = 네옴시티 홈페이지 제공
사우디아라비아에 건설될 최첨단 미래 스마트 시티 ‘네옴시티 더 라인’의 조감도.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현대건설과 함께 해당 프로젝트의 터널공사 수주를 맡아 진행 중이다. / 사진 = 네옴시티 홈페이지 제공

해외건설협회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네옴 프로젝트 추진 동향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블룸버그는 오는 2030년까지 150만명 거주를 목표로 한 ‘더라인 프로젝트’의 당초 목표가 30만명 이하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길이 또한 170km에서 2.4km로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축소 원인으로는 사우디 국부펀드(PIF)의 자본 조달 여력 감소가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사우디 재정 악화에 따른 자금 부족과 기술적 문제를 두고 네옴 건설 계획에 의문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형진 해외건설협회 아중동·유럽실 차장은 보고서에서 “현재 우리 기업은 네옴 프로젝트 관련 시공 부문 계약은 많지 않지만 사우디는 우리 건설기업이 현재까지 1874건, 1738억불을 수주한 1위 건설시장인 만큼 지속 모니터링 및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 발굴에 힘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2일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17조원 규모 주식 매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알려지면서 사우디 정부의 대형 프로젝트들이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는 시각도 제시됐다.

유럽·아프리카까지 손 뻗는 국내 건설사들

한편 국내 건설사들은 중동 외 지역에도 관심을 가지면서 사업다각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3일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사미아 술루후 하산 탄자니아 대통령은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 지형근 삼성물산 부사장,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등을 만나 국내 건설사의 탄자니아 진출 지원 및 인프라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다만 현재 아프리카 사업 비중은 중동과 비교하면 턱없이 작다. 올 1월부터 4월까지 누적 수주액은 중동이 98억353만달러로 전체의 74.2%를 차지했으나, 아프리카는 1억342만달러로 0.8%에 불과했다.

대우건설은 나이지리아를 중심으로 아프리카 사업 확장 의지를 보인다. 정원주 회장은 지난해 나이지리아를 직접 방문해 석유부 장관 등을 만나 현지 사업 확대를 논의한 바 있다.

지난 2월에는 나이지리아 NLNG Train 7 PJ에서 주요 핵심 공정인 극저온용 열교환기 설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 현장은 총도급액 2조1000억원 규모의 LNG 액화 및 부속 설비공사로, LNG 액화 플랜트 EPC(설계‧구매‧시공) 분야에서 국내 최초로 원청 자격으로 참여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는 현장이다.

유럽 시장과 관련한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대우건설은 체코 원전, 폴란드 신규원전 사업을 추진 중이며 삼성물산도 동유럽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 참여를 위해 지난해 7월 폴란드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현대건설 역시 우크라이나 현지 SMR 사업 추진 및 연내 영국 원자력청 SMR 사업 경쟁 입찰 참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임팩트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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