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동해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급등했던 관련주들 가운데 일부가 하루 만에 고꾸라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채굴 경제성과 실제 상업화 가능 여부를 더 따져봐야 한다며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관련주로 묶인 종목들은 현재 들쑥날쑥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한국가스공사는 1.81%(700원) 오른 3만9400원에 거래됐다. 개장 초반인 오전 9시45분께 한국가스공사는 전일 대비 18% 상승하며 4만6000원대에 주가를 기록했지만, 오후 2시 들어 3만원대로 하락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3일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며 장을 마감해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흥구석유(18.40%)와 대성에너지(13.74%)도 상승 마감했지만, 이들 종목 역시 전날 상한가를 기록했었다. 경동도시가스(-8.60%), 지에스이(-2.93%) 등 일부 가스 관련주들은 이날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반면 한국석유, 동양철관, 화성밸브 등은 이날 상한가를 기록하며 여전히 시장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브리핑을 열고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올해 12월부터 경북 포항 일원 동해 심해 유망구조 탐사시추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이 지역에는 최소 35억 배럴에서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묻혔을 것으로 추정된다. 매장 예상 자원은 천연가스 75%, 석유 25%로, 각각 최대 29년, 최대 4년 넘게 쓸 수 있는 규모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이날 동해 석유·가스 개발 계획과 관련해 “매장 가치가 현시점에서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 수준”이라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지난 1990년대 후반에 발견된 동해 가스전의 300배가 넘는 규모라는 점에서도 매력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동해 1, 2 가스전에서 2004년부터 2021년까지 18년간 한국가스공사가 국내로 도입한 천연가스는 연평균 35만 톤”이라며 “반면 신규 동해가스전에서 기대할 수 있는 천연가스 부존량은 연평균 1463만~5852만 톤”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관련주의 단기 주가 급등에 주의보를 전했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해당 유전이 실제로 상업화되기까지는 7~1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경제성 평가 등에서 좌초될 가능성도 있다”며 “장기적 관점이 요구되는 유전개발의 특성상 단기 주가 급등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개별 기업 수혜 여부 관련해서는 공기업 수혜에 더 주목했다. 문경원 메리치증권 연구원은 “동해 심해유전에 석유·가스의 매장이 확인되면 한국석유공사가 개발을 주도하는 구조”라며 “한국가스공사가 가스 전 지분을 보유하게 될지, 민간 혹은 외국 자본도 개발에 참여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해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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