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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허브 꿈꾼다…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속도 내는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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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데일리임팩트 이진원 객원기자] 인도가 반도체 산업 발전 속도를 높이기 위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제조업 육성 전략을 펴고 있는 인도 정부가 공급망 안정화와 자립 경제 달성을 위해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반도체 산업 육성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하자 관련 산업에도 긍정적인 변화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인도의 반도체 시장 성장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미국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발 훈풍이 불자 인도의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인도는 전 세계 반도체 설계 인력의 20%를 보유하고 있을 만큼 기술 인재가 풍부하고 세계 최대 전자제품 시장 중 하나지만, 한국, 대만,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 반도체를 전량 수입하고 있다. 따라서 경제가 성장하면서 전자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이러한 대외 의존도를 줄여야 할 필요성이 시급해졌다.

인도 정부가 향후 수십 년간 반도체 기술의 경제적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하고 강력한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에 착수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토종 반도체 생태계 구축 

현재 인도 정부는 특정 반도체 분야에 집중하기보다는 팹리스 칩 설계와 제조에서부터 장비 공급에 이르기까지 전체 토종 생태계 구축에 애쓰고 있다.

인도 정부는 이를 위해 3년 전인 2021년 인도반도체미션(ISM)을 출범하며 전례 없는 보조금을 지급하고,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유리한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해 주면서 ‘반도체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지정학적 상황은 인도 정부의 이런 노력에 힘을 보태주고 있다.

최종 제품의 설계·제조·판매를 포함한 반도체 가치 사슬은 전통적으로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 대만, 네덜란드, 일본 및 중국에 집중되어 있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인한 생산 차질과 그에 따른 인건비 상승으로 대부분의 글로벌 생산업체가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중국에서 벗어나 공급망을 다변화했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된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제재 조치로 기업들은 중국 이외의 대체 생산 기지를 찾아야 했다.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 속에서 인도뿐 아니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백엔드(후공정) 조립과 테스트 작업을 수행하기에 적합한 장소로 선호되기 시작했고, 향후 이들 지역에선 프론트엔드(선공정) 제조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도 열렸다.

따라서 인도의 반도체 생태계 진출은 시의적절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다각화를 위해 전략적으로도 중요하다는 게 외교전문매체인 ‘더디플로매트’ 등 주요 외신들의 분석이다. 인도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정치 환경과 거대한 국내 수요로 인해 전략적 반도체 제조를 위한 매력적인 목적지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반도체 산업 발전 초석된 ISM…대만과의 협력도 강화  

인도가 반도체 조립과 제조를 위한 기업과 투자를 유치하는 데는 무엇보다 ISM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인도 정부가 화합물 반도체, 제조, 조립, 아웃소싱 반도체 조립 및 테스트, 포토닉스 분야의 신규 진입 기업에 50%의 자본 지원을 제공하고, 산업 클러스터 내 주변 인프라 설치에 대한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구자라트주는 이 이니셔티브를 보완하기 위해 25%의 추가 자본 지출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인도의 반도체 정책 환경의 매력을 더욱 강화한 최초의 주로 자리매김했다.

반도체 강국인 대만 기업들과의 협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 의회는 2월 말 인도 대표 대기업인 타타그룹 산하 타타일렉트로닉스가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PSMC와 협력해 반도체 공장을 설립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월 5만 장의 웨이퍼 생산을 목표로 하는 PSMC 공장에선 2026년에 첫 번째 칩이 생산될 예정이다.

프랭크 후왕 PSMC 의장은 이 프로젝트에 대해 “인도가 반도체 제조 분야를 본격적으로 가속화하기 시작했다”면서 “반도체는 비용이 많이 드는 사업이며 팹이 하나 생기면 두 개, 세 개가 생길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인도가 기대할 수 있는 미래”라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인도의 CG파워는 일본의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및 태국의 스타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약 9억달러(1.23조원)를 투자해 하루 최대 1500만 개의 칩을 제조하는 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또한 미국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은 반도체 업체 중에 처음으로 구자라트주에 낸드와 드램 칩 생산 공장을 세우면서 올해 말까지 최초의 ‘메이드 인 인디아’ 메모리 칩을 생산하기로 약속했다. ‘삼성 반도체 인도 연구소’ 역시 인도 내 기존 거점을 확장한다고 발표했다.

급성장 예상되는 인도 반도체 산업…관련주도 급등세 

외신들은 이러한 발전은 인도의 반도체 프로그램과 계획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10년 이내에 인도가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의 허브가 될 것이란 예상도 무리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조사회사인 커스텀 마켓 인사이츠(Custom Market Insights)에 따르면 2023년 인도 반도체 산업은 343억달러(약 47조원) 규모였다. 하지만 스마트폰, 웨어러블, 자동차 부품 및 컴퓨터에 대한 수요 증가에 힘입어 2032년에는 1002억달러(약 136조원)로 3배 가까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인용해서 보도한 반도체 산업 컨설팅 업체인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스트래티지스(IBS) 자료에 따르면 올해 5000억달러가 조금 넘을 걸로 예상되는 세계 반도체 산업 매출은 2030년에는 1조2000억달러(약 1650조원)로 두 배 이상으로 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도의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도 정부가 끌고, 엔비디아가 밀어주는 식이다. 이로 인해 인도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는 올해 적게는 40% 초반에서 많게는 120% 이상 급등했다.

데일리 임팩트가 구글 파이낸스 데이터를 확인해 본 결과 올해 ASM 테크놀로지스가 124.70%, 딕슨 테크놀로지스가 53.32%, SPEL 세미컨덕터는 49.76%, 모스칩 테크놀로지스는 41.85%가 각각 올랐다.

스와스티카 인베스트먼트(Swastika Investment)의 산토시 미나 조사 수석은 최근 ‘포천’지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증시 강세장을 이끌고 있는 엔비디아 주가 급등이 전 세계 다른 반도체 주식들의 랠리를 부추기고 있다”면서 “인도에는 아직 순수 반도체 기업이 없지만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우상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 인력 부족은 해결 과제 

다만 인도의 반도체 산업 성장을 위해선 우수한 반도체 인력 부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인력 공급업체 엑스피노(Xpheno)에 따르면 현재 인도의 반도체 업계 종사하는 전문가 수는 약 5만 명 정도다. 하지만 올해 숙련 및 준숙련 노동력에 대한 수요는 20% 증가하고, 비숙련 노동력에 대한 수요는 30%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도의 반도체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향후 4~5년 동안 이러한 인력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향후 5년 동안 반도체 생산망 전반에서 약 250만 명에서 300만 명의 숙련된 인력 부족이 예상되는 등 인력난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데일리임팩트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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