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본입찰 결과가 이르면 이번 주 후반 나올 전망이다. 당초 계획(5월 말)보다 일주일가량 지연된 것이다. 현재 매각 측은 우선협상대상자(우협)를 선정하기 위해 최종적으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와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주관사인 UBS는 빠르면 6월 첫 주 우협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우협 선정을 위한 매각 측과 EC의 최종 회의가 지난주(5월 마지막 주)로 예정돼 있었는데 한 주 밀렸다”며 “이르면 이번 주 수요일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4월 말 화물사업부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는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등 저가항공사(LCC) 세 곳이 참전했다. 후보들은 각각 5000억원 내외의 인수가를 적어낸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매각 주관사는 5월 초까지 우협 두 곳을 선정하고 이들에게만 추가 실사 자료를 제공할 계획이었다. 이후 6월 말까지 한 곳과 법적 구속력 있는(바인딩) 계약을 체결하고 7월 중 화물사업부를 어디에 팔 지 EC에 보고할 방침이었다. 그래야 11월까지 화물사업부 매각을 포함한 합병 조건을 모두 충족하고 EC와 미국의 합병 승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EC의 허락이 떨어져야만 우협을 선정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국내에서 알아서 우협을 정한 뒤 7월에나 EC에 보고하는 건 리스크가 너무 커서 사전 정지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세 곳은 뚜렷한 강점과 약점을 갖고 있다. 먼저 이스타항공의 경우 세 LCC 중 업력이 가장 오래됐고 회사 규모가 크다. 매각전이 지금의 구도로 재편되기 전까지만 해도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두 곳이 우협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가장 많았다.
재무적 투자자(FI)가 먼저 LCC에 출자하고 그 다음에 LCC가 아시아나 화물사업부를 인수하는 구조라는 점도 이스타항공에 유리하다고 해석돼 왔다. FI와 LCC가 서로 ‘남남’이면 LCC의 밸류에이션 산정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할 공산이 크지만, 이스타항공의 경우 대주주인 VIG파트너스가 FI로 참여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스타항공은 화물사업을 해본 이력이 없어 최근에야 운항증명(AOC)을 발급받았다는 점이 약점으로 거론된다.
에어프레미아는 MBK파트너스를 FI로 맞아들이면서 가장 주목받는 후보로 급부상했다. 실제로 이번 인수전에서 사실상 주도권을 쥔 쪽도 에어프레미아 대주주 AP홀딩스가 아닌 MBK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프레미아는 MBK의 자금력에 힘입어 세 후보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 운송 경험이 있다는 점도 에어프레미아의 강점이다.
다만 MBK 스페셜시추에이션 2호 펀드의 출자자(LP)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투자공사(BCI), 미국 콜로라도 공직자퇴직협회(PERA) 등 외국 기관들로 구성돼 있다는 점은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사실상 외국계 자본이 국적항공 화물사업부를 소유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스페셜시추에이션 2호 펀드 대표이사인 부재훈 MBK 부회장의 국적도 미국이다. 현행 항공사업법은 외국인 지분율이 50% 이상인 법인과 대표자가 외국인인 법인이 국적 항공사를 소유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결국 에어프레미아-MBK 컨소시엄에서 실질적 인수 주체를 누구로 볼 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인천의 경우 화물 전문 항공사라는 점, 대주주 소시어스PE의 대표이사가 산업은행 M&A실 출신으로서 이번 매각 건처럼 산은이 영향력을 발휘하는 딜을 잘 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세 후보 중 덩치가 가장 작고 유일하게 블라인드펀드가 없다는 점이 한계다. 에어인천은 그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투자파트너스 PE본부와 손잡은 상태다. 과거 소시어스가 에어인천을 인수할 당시 프로젝트펀드에 출자했던 인화정공도 이번에 다시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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