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가 데이터센터용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을 공개하면서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시장에서 우위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다만 데이터센터를 거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AI 연산을 수행하는 ‘온디바이스’ 기기가 엔비디아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이를 준비하는 애플과 퀄컴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2일(현지시각) CNBC는 엔비디아의 잠재적 경쟁사를 다루면서 “데이터센터 사업에 가장 큰 위협 요인은 AI 연산이 이루어지는 장소의 변화일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AI 연산에 최적화한 GPU를 꾸준히 출시하면서 AI 열풍에 최대 수혜 기업으로 자리했다. 시장 점유율이 70%부터 최대 90%에 달한다는 추정치까지 나올 정도다. 올해 1분기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27%가 뛰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온디바이스 기기가 대중화되면 엔비디아의 매출이 관련 기기를 내놓는 기업에게 일부 옮겨갈 수 있다는 것이다.
온디바이스는 온라인으로 데이터센터에 접속하지 않고도 기기 내에서 AI 연산을 처리할 수 있는 기기를 뜻한다. 삼성전자가 온디바이스 기능을 탑재한 갤럭시 S24를 최근 선보여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사례가 있다.
CNBC는 “개발자들은 AI 작업이 데이터센터 서버에서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등 기기들로 이동할 것이라는 의견에 입을 모으고 있다”라고 짚었다.
애플이 AI 기술을 접목한 아이폰과 맥북을 6월10일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공개하겠다고 예고해 엔비디아에 대항할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애플은 온디바이스 기기에 탑재하는 M4칩을 자제 설계하기도 한다.
퀄컴 또한 AI 연산을 기기 안에서 처리할 수 있는 성능의 저전력 칩을 내놓아 높은 평가를 받았다. CNBC는 “애플과 퀄컴은 개인정보 보호와 속도 등에서 장점을 가진 AI 모델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의 아성을 위협할 다른 요인으로는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제조하는 AI 반도체가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 등은 지금은 엔비디아 반도체를 구매해 사용하고 있지만 자사 서비스에 최적화한 반도체를 개발해 비용 절감을 노리고 있다.
다른 반도체 설계전문 회사(팹리스)인 AMD 또한 올해 AI 반도체에서 자체 목표치인 40억 달러(약 5조5천억 원)를 넘는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돼 엔비디아 점유율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세레브라스 시스템스나 D-매트릭스와 같이 특정 작업에 초점을 맞춘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신생 기업들도 엔비디아의 잠재적 경쟁자로 꼽힌다.
다만 CNBC는 엔비디아가 최적화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하며 다른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아성을 위협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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