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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북한은 왜 쓰레기를 왜 뿌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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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선 정치팀 기자
[사진=최윤선 기자]
북한이 며칠 동안 쓰레기 등을 가득 담은 이른바 ‘오물 풍선’을 남측에 무더기로 살포했다. 풍선에는 오물이 담긴 대형 비닐봉지가 달렸고, 풍선과 봉지를 연결하는 끈에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터지게끔 타이머와 기폭 장치가 달려 있었다. 북한의 오물 풍선 도발로 인한 인명 피해는 신고되지 않았지만, 자동차 유리가 파손되는 등의 실질적인 피해는 발생했다. 특히 주택가나 시장 등 주민 왕래가 많은 곳에서도 무게 5㎏을 넘는 적재물이 터지지 않은 채 발견되면서 불안을 더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28∼29일 오물 풍선 260여 개를 남쪽으로 날린 데 이어 이달 1일에도 살포를 재개하면서 지금까지 약 1000개 가까이가 식별됐다. 비닐봉지 안에는 폐전선, 거름, 폐지와 담배꽁초 등 쓰레기, 분뇨, 중국산 폐건전지 등이 들어 있었다. 

합참은 오물 풍선을 발견한 국민은 접촉하지 말고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오물 풍선 안에 쓰레기 외 화학 물질 등의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풍선을 만지지 말고 신고하라’는 정부 지침에 대해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하기 위해 사용했던 생화학 무기를 대량으로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지난 2016년에도 오물 풍선을 보낸 적이 있었지만, 200개가 넘는 풍선이 대대적으로 살포한 건 이례적이다. 남북 관계사에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계속되는 북한의 오물 풍선 도발에 정부는 2일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방침을 밝혔다. 그러자 북한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일단 도발을 멈추겠다고 발표했다. 

며칠간 이어진 북한의 ‘오물 도발’은 우리 국민들의 불안감과 불쾌함을 자극했다. 북한의 작전은 성공한 듯하다. 북한이 정성스럽게 온갖 쓰레기들을 담은 오물 풍선을 보낸 목적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분을 더럽히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 측의 대북 전단 살포 활동에 따른 ‘맞대응’ 차원의 보복이기도 했다. 이 단체는 지난달 10일 전단 30만 장과 K팝·트로트 동영상 등을 저장한 USB 2000개를 대형 풍선 20개에 매달아 북한에 날려 보내는 등 지속적으로 대북 전단 살포 활동을 해왔다. 

북한이 오물 풍선 살포를 중단하겠다고 밝혔으나, 완전 중단이 아닌 일시적 중단이라는 점을 내비쳤다고 볼 때 언제든지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번에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에 북한은 확성기 재개를 염두에 두고 오물 풍선을 살포해야 할 것이다. 확성기는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심리전 수단으로 과거 반응과 더불어 지금의 남북 관계가 사상 최악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정부가 다시 확성기를 튼다면 상당히 크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주경제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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