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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 국룰 ‘333 규칙’, 정말 치아에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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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9일 ‘구강보건의 날’…박용덕 대한구강보건협회 회장 [인터뷰]

사진제공=대한구강보건협회서울 종로구 서울대치과병원 내 위치한 대한구강보건협회 사무실에서 박용덕 대한구강보건협회 회장이 구강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근거 없는 지침은 과감히 바꿔야 합니다.”

박용덕 대한구강보건협회 회장은 그간 대중적인 치과 상식을 ‘팩트 체크’하는 데 힘써왔다. 전 국민이 유치원 시절부터 배우는 ‘3·3·3 규칙’이나 ‘식사 후 양치를 한다’는 대원칙에 물음표를 던지고 근거를 추적한 의사는 치과계에서 박 회장이 유일하다. 그는 “인식을 변화시키는 일은 어렵지만,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진료하는 것과 같은 파급 효과가 있다”라며 구강건강 캠페인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본지는 최근 서울 종로구 서울대 치과병원 내 위치한 대한구강보건협회 사무실에서 박 회장을 만나 국내 구강건강 관리의 현주소를 들었다. 대한구강보건협회는 창립 58년을 맞은 비영리 법인으로 국민 구강보건 증진을 위한 교육·홍보·연구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매년 6월 9일 ‘구강보건의 날’을 기념해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한다.

“식사 후 3분 지체할 이유 없어…밥 안 먹어도 양치는 필요”

박 회장에 따르면 양치와 치아건강에 대해 확산한 오해가 적지 않다. 식후 3분 내, 3분 동안, 하루 3회 양치를 하라는 의미의 3·3·3 규칙이 대표적인 사례다. 모두가 불문율처럼 여기고 있지만, 최선의 양치 습관은 아니라는 것이 박 회장의 설명이다.

박 회장은 “입속에 음식이 들어가면 산도(HP)에 변화가 일어나는데, 식사를 시작하면 1분 내외의 짧은 시간 내에 HP가 뚝 떨어져 충치가 일어나는 범위에 이르게 된다”라며 “식사를 마치기까지 보통 20분 정도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미 우리의 입속은 충치에 취약한 상태로 20분을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분을 지체했다가 양치를 할 필요가 없으며, 그렇게 해도 좋다는 과학적·의학적 근거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라며 “식사를 마치면 곧바로 양치를 하는 것이 충치 예방에 더욱 도움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아침 양치 후 점심 식사를 걸렀다면, 다시 양치를 해야 할까? 1년마다 돌아오는 스케일링과 치과 검진 기회, 충분할까? 박 회장은 구강 건강 관리를 위한 최선의 방식을 조언했다.

박 회장은 “식사를 하지 않았을 때도 양치를 하는 것이 좋은데, 음식물을 씹지 않아도 입속을 자세히 살펴보면 무언가 계속해서 쌓이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라며 “입속에서 치아의 면적은 2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혀와 치아 주위 조직이기 때문에 점막 속 미생물의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식사가 아닌 음료를 마셨어도 가글만이라도 해주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책적으로 스케일링이나 구강검진이 지원되는 주기는 1년이지만, 가능하다면 성인은 6개월에 한 번씩 치과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라며 “영구치에 충치가 생기면, 6개월마다 충치의 크기나 상태 변화를 보고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할지 평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대한구강보건협회서울 종로구 서울대치과병원 내 위치한 대한구강보건협회 사무실에서 박용덕 대한구강보건협회 회장이 구강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구강건강, 전신에 영향…예방·관리 가치 돈으로 환산 불가

박 회장은 구강건강 관리의 파급 효과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강조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잇몸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총 1811만7919명, 지출된 요양급여비 총액은 1조9672억2446만2000원에 달해 감기(1590만4247명)를 제치고 외래 다빈도 상병 통계 1위를 차지했다. 사람의 영구치 1개의 경제적 가치를 약 3만3000달러(4500만 원)로 평가하는 연구도 있다. 총 28개의 건강한 영구치는 12억6000만 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박 회장은 “어릴 때 생긴 습관은 평생 유지되고, 한 번 생긴 충치는 비가역적이다”라며 “국민 구강건강 교육의 가치를 수치로 환산하기 불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치주질환은 조기에 발견하면 어느 정도 가역적이기 때문에 예방과 빠른 치료가 매우 중요한데, 환자들은 심한 출혈, 통증, 기능장애가 생기기 전까지는 치과를 찾지 않는 경향이 있어 치료가 늦어지는 사례가 많아 아쉽다”라고 말했다.

구강 내 문제가 전신 질환까지 좌우할 수 있다. 대한치주과학회에 따르면 치주질환이 있는 사람에게서 관상동맥벽 두께가 더 두꺼울 수 있으며, 심근경색 발병률이 3.8배 증가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 치주 병원균은 혈류를 타고 몸의 다른 기관으로 이동할 수 있어, 폐로 흡입되는 경우 폐렴을 일으킨다. 류머티즘성 관절염 등의 자가면역질환을 유발한다는 연구도 있다.

박 회장은 “잇몸병으로 저작력이 감소하면 뇌졸중과 치매, 파킨슨 등의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라며 “임신부의 경우 조산이나 유산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연구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구강 내 점막은 몸을 둘러싼 피부와 비교해 흡수력이 수십 배에서 수백 배에 달하기 때문에 이 부위에 있는 병원균은 흡수와 이동이 매우 쉽다”라고 부연했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교육 필요한 곳 어디든 달려간다”

박 회장과 협회는 구강건강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올해 4월 28일에는 ‘제1회 튼튼이 마라톤대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행사에 참석한 아동과 부모들에게 올바른 양치 습관을 교육하는 한편, 지난해 법제화된 ‘초등학생 치과 주치의 사업’도 알렸다. 이는 영구치 배열이 완성되는 시기인 초등학교 4학년 아동이 지정치과 의료기관에서 구강검진, 구강 보건교육, 예방 진료를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박 회장은 “평생 가는 습관이 자리잡는 아동기부터 협회가 나서서 올바른 방식을 습득하도록 돕고싶다”라며 “어린이 재단, 기업 등 다양한 기관들과 협업해 교육·홍보 활동을 더욱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마라톤 대회를 열었지만, 내년에는 더욱 많은 어린이들이 참여해 즐길 수 있는 구강보건 운동회를 진행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협회의 각 지부를 통해 진행 중인 양치교육과 봉사활동도 지속적으로 확산할 것”이라며 “구강건강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거나, 교육을 위한 콘텐츠가 필요한 곳은 어디든 도움을 요청하면 협회가 달려가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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