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환경단체들이 정부가 내놓은 ‘청정수소인증제’를 놓고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기후솔루션은 그린피스, 기후위기에너지전환보령행동, 청년기후긴급행동 등과 함께 산업통상자원부를 상대로 헌법소원을 청구했다고 3일 밝혔다.
산업부가 친환경 전환의 일환으로 도입한 청정수소인증제가 실제로는 탈탄소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블루수소’도 포함해 취지가 퇴색됐기 때문이다. 블루수소는 천연가스를 개질하는 방식으로 생산된 수소를 말한다.
천연가스는 채굴 과정에서 누출되는 메탄이 최대 9.4%에 이르는데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0년 단기 온실효과가 80배나 큰 온실가스다. 이 때문에 천연가스를 활용하는 기술들은 친환경 여부를 놓고 논란이 많다.
기후솔루션은 5월 ‘보령 블루수소 프로젝트의 3가지 그림자’ 보고서를 통해 보령에서 추진되는 블루수소 공장의 친환경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해당 공장은 연간 내연기관차 128만 대가 배출하는 양과 비슷한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실상 블루수소는 ‘청정수소’라고 보기 어려운 셈이다.
헌법소원을 청구한 환경단체들은 “청정수소인증제가 취지에 따라 수소경제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하기보다 온실가스 배출을 늘려 기후위기를 가혹화한다”며 “국민의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을 해치고 환경권 및 환경보전 의무를 저버리는 등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를 위반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청구인들은 산업부가 청정수소인증제에서 블루수소를 퇴출하고 그린수소만을 인정할 것을 요구했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 등 온실가스가 배출되지 않는 에너지원을 통해 얻은 수소를 말한다.
양연호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이번 청성수소인증제 고시는 탈탄소화와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 노력을 역행하는 조치”라며 “정부가 발표한 용인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에 액화천연가스 발전소 6기를 건설하고 향후 수소 혼소로 전환하겠다는 계획도 같은 맥락에서 특정 가스 산업의 이익에 치우쳐 기후위기 대응을 후퇴시킨 결정”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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