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대한민국 정부가 탄소중립 목표를 세워두고도 어떻게 달성할지와 관련해서는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동욱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총괄위원장은 3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열린 제11차 전기본 실무안 언론 브리핑에서 “정부가 중장기적인 에너지 로드맵을 수립해달라”고 권고했다.
그는 “전력망을 적기에 확충하기 위해선 정부, 국회, 사업자, 관련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며 “22대 국회에서는 21대 국회에서 통과하지 못한 해상풍력특별법안과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및 유치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임기 초반에 통과시켜 우리나라 산업과 국민에게 불편이 없도록 협조해달라”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제11차 전기본의 성패가 송전망 확충 여부에 달려있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송전망 확충에는 대단한 투자가 필요하고 이는 전기요금 상승 요인이 된다”라며 “전력망 확충은 우리 전력산업의 긴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송전망 확충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재생에너지 목표치 달성이 과연 가능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목
표 설정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답변했다.
그는 “목표를 맞게 설정해두고,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게 바르다고 본다”며 “정부와 국회가 어떻게 해결할지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동안 누적된 송전망 문제가 커서 빨리 해소돼야 한다”라며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이어 6개월 안으로 국가 송전망 확충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무탄소 에너지 발전 비중이 늘면 지금 수준의 전기료를 유지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는 “전기료가 어떻게 변화할지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전기료가 올라가지는 않을 거 같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전기료가 올라가는 가장 큰 원인은 해외 조달 원료 가격”이라며 “현재 전력도매가격(SMP) 기준으로 가스가 200원을 넘고 재생에너지가 170~180원, 석탄이 160~170원, 원전이 50~60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의 수준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전기료가 올라갈 일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원전,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지는 것을 놓고 부하변동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없는 경직성 에너지 발전원 비중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정 위원장은 “원전을 경직성 전원으로 보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원전은 가변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관리 설비를 공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보통 짝수로 짓는 원전을 홀수인 3기 짓는 것을 권고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필요한 전력설비를 계산하는 과정에서 3기 분량의 전력을 생산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와 그렇게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리핑에서는 아직 개발이 완료되지조차 않은 소형모듈원전(SMR)이 전기본 계획에 반영된 것이 과연 괜찮은 것이냐는 비판도 나왔다.
정 위원장은 “지금 개발하는 SMR의 기술적 난이도가 그다지 높다고 보진 않아서 충분히 구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며 “만약 문제가 생긴다 하더라도 비중이 낮아서 전력 소비에 주는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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