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투자시장 다변화 등 금융생활 방식이 변화하면서 은행권의 수신고객 마케팅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아티스트 팬덤 문화 등 취미생활과 다양한 생활방식을 금융상품에 접목시키는가 하면 유통’가전 등 산업분야 브랜드와 제휴도 활발하다. 여성, 시니어 고객 전용 상품들도 눈길을 끈다.
31일 인터넷은행을 포함한 은행권의 예적금상품들을 살펴보면 단순한 금리경쟁을 벗어나 다양한 혜택과 재미를 접목해 특정 고객층을 겨냥하는 이색상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청소년 고객들을 위한 제휴저금 서비스 ‘올리브영과 26일 저금’ 상품을 재출시했다. 26일 저금은 카카오뱅크의 대표 인기 상품인 ’26주 적금’의 청소년 고객 버전이다.
26일 동안 매일 500원에서 2천 원을 저축해 최대 5만2천 원을 저금하는데 2일, 5일, 26일 연속 저금에 성공하면 각각 올리브영 할인쿠폰, 기프트카드 등을 받을 수 있다.
그야말로 미래 고객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상품이다.
카카오뱅크는 올리브영 외에도 음원플랫폼 멜론, 배달의민족, 메가박스, 롯데월드 등과 제휴해 여러 혜택을 제공하는 26주 저금 상품을 내놓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SM엔터테인먼트와 제휴해 내놓은 기록통장 with NCT WISH 상품도 ‘최애통장’이라고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상품은 앞서 22일 출시된 뒤 하루 만에 저축금액이 1억 원을 넘어섰다.
카카오뱅크 기록통장은 금리는 연 2% 수준이지만 아티스트와 관련된 특정 규칙에 따라 일정 금액을 예금하면서 좋아하는 스타에 관한 기록을 남길 수 있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아티스트가 특정한 행동을 하면 얼마를 저금한다 이런 규칙을 정해놓는 방식으로 그야말로 ‘팬덤’ 활동의 하나로 저금도 하는 셈이다.
토스뱅크의 도전통장도 이목을 끄는 상품이다. 토스뱅크에서 도전통장을 만들고 보증금 1만 원을 넣은 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평일 5일 동안 오전 6에서 9시 사이 설정해둔 시간에 출석에 성공하면 행운번호를 받아 토요일 상금 추첨에 도전할 수 있다.
이 상품은 아침 일찍 일어나 다양한 자기개발 활동을 하는 ‘미라클 모닝’이 유행인 젊은 세대를 겨냥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통장에 돈을 채우면서 소심한 망아지, 숨어있는 거북이 등 동물 캐릭터를 키우는 미션을 수행하는 재미를 더한 ‘키워봐요 적금’ 상품도 내놓고 있다.
이 상품은 기본금리가 연 2% 수준이지만 6개월 동안 매주 저금에 성공해 캐릭터를 전설의 동물로 키우면 최고 연 4%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인터넷은행뿐 아니라 일반 은행들도 다양한 예’적금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DGB대구은행은 최근 시중은행으로 공식 출범을 앞두고 연 20% 고금리 특판적금을 내놓으면서 ‘뷰티에 진심이지’, ‘여행에 진심이지’, ‘골프에 진심이지’, ‘펫에 진심이지’ 등 다양한 생활방식에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 출시계획을 발표했다.
광주은행은 만 18세 이상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한 ‘미즈월복리정기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미즈월복리정기예금은 500만 원 이상 5천만 원 이하 금액으로 가입할 수 있다. 요구불예금(예금주 요구가 있을 때 언제든 지급할 수 있는 예금) 평균잔액이 300만 원 이상이면 연 0.1%포인트, 500만 원 이상이면 연 0.2%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미즈월복리정기예금은 또 기본금리 연 3.32%, 최고금리 연 3.52%으로 은행 정기예금 상품 가운데 금리가 높은 편에 속한다.
BNK경남은행은 최근 만 55세 이상 시니어고객을 위한 특화금융상품인 ‘내곁에 든든 연금통장’과 ‘내곁에 든든 연금예금’을 내놨다. 이 가운데 연금예금은 연금실적 등에 따라 최대 0.5%포인트의 우대금리도 제공한다.
내곁에 든든 연금예금은 24개월 기준 우대금리까지 받으면 연 최고금리 3.7%를 받을 수 있다. 또 이 상품에 가입하면 온라인 금융사기 피해 때 최대 500만 원까지 보상하는 ‘보이스피싱 보험’에도 무상으로 가입된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이날 기준 인터넷은행을 포함 전국 은행 19곳이 공시한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대부분 2~3%다. 우대금리를 포함 최고금리 4%대를 제공하는 상품은 DGB대구은행의 ‘DGB함께예금’ 하나뿐이다.
최근 토스뱅크가 토스통장 예금금리를 기존 2%에서 1.8%로 내리는 등 인터넷은행들도 고금리전략에서 방향전환이 한창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젊은 세대는 은행예금 외 다양한 투자생활에 익숙하다 보니 은행 예’적금 상품 기획도 금리혜택에서 벗어나 다양해지는 추세”라며 “이종산업 브랜드와 제휴, 다양한 고객의 기호에 맞춘 혜택 등을 접목한 상품 개발 경쟁이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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