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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 침체와 공사비 급등 등으로 서울 재개발 사업지들이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한강변 재개발 대어’로 꼽히는 용산구 한남 4·5구역에선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들 구역의 시공사 선정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수주에 관심을 갖는 건설사가 늘고 있다. 이에 올해 들어 전무했던 재개발 첫 ‘수주전’이 펼쳐질 것이란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용산구 한남5구역 재개발 조합이 지난달 30일 개최한 현장 설명회에 총 10개 건설사가 참여했다. 참가 업체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GS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호반건설 △HDC현대산업개발 △금호건설 △우미건설 △한양이다.
조합은 다음 달 16일까지 건설사들로부터 시공사 선정 입찰 신청을 받는다. 건설사가 정비사업에 입찰하기 위해선 현장 설명회에 반드시 참석해야 하기 때문에, 업계는 경쟁 입찰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조합이 개최한 간담회에 5개 건설사가 참여했던 점을 비교해도 시공권 확보에 의향을 보이는 건설사가 더 늘어났다.
조합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 등 10곳이 현장 설명회에 참석한 점은 고무적인 일”이라며 “공사비를 재개발 최고 수준인 3.3㎡당 916만원(총사업비 1조7583억원)으로 책정한 점과 입찰보증금을 700억원으로 낮춘 게 주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남5구역은 재개발을 통해 최고 23층, 56개 동, 2592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로 거듭날 전망이다. 반포대교 동쪽의 한강변을 접하고 있어 우수한 한강 조망권을 갖춘 게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오는 10월 시공사 선정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남4구역에서도 치열한 재개발 수주전이 예상된다. 지난달 29일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한 한남4구역 재개발 조합은 오는 7월 말 건설사 대상 현장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현재 삼성물산·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가 시공권 확보를 위해 치열한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남4구역이 한남뉴타운 중 사업성이 가장 우수한 사업지라는 판단에 건설사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은 경의중앙선 서빙고역과 한남역 사이 일대를 지하 7층~지상 22층·51개 동·2331가구 아파트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조합원 수가 1160여명으로 적어 일반분양 물량이 많이 나올 수 있는 데다 한강 조망권도 갖추고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다. 조합은 공사비 산출 업체를 선정한 후 사업비도 곧 확정할 계획이다. 공사비는 한남5구역과 비슷한 수준으로 정해질 전망이다. 한남5구역 공사비를 토대로 산출한 한남4구역 총사업비는 1조500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한남4·5구역의 시공사 선정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한남4·5구역과 사업 규모가 비슷했던 서울 동작구 노량진1구역 재개발도 치열한 수주전이 예측됐지만, 포스코이앤씨만 단독 입찰했다”며 “사업비가 1조원이 넘는 정비사업지의 경우 검토해야 할 부분이 많아 실제 입찰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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