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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140만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관련주의 주가도 일제히 급등했다. 투자 전문가들은 에너지 자원의 특성상 설사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더라도 정부의 가격 규제를 받을 수 있다며 섣부른 판단으로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036460)와 대성에너지(117580)·한국석유(004090)·흥구석유(024060) 등 상당수 국내 주요 가스·석유 관련주들은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이 밖에도 중앙에너비스(000440)(29.51%), 극동유화(014530)(14.36%), 경동도시가스(267290)(13.62%), 삼천리(004690)(6.59%), 한국전력(015760)(4.37%), 서울가스(017390)(3.21%), 인천도시가스(034590)(3.53%), 지역난방공사(071320)(3.13%), SK이노베이션(096770)(6.30%), SK가스(018670)(6.72%), 에쓰오일(S-Oil(010950)·2.64%), E1(017940)(3.48%) 등 각종 에너지 관련주의 상승률이 코스피지수(1.74%)의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전기가스업 지수도 8.74% 올라 전체 업종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동양철관(008970)이 상한가로 직행한 것을 비롯해 대동스틸(048470)이 27.91% 상승하는 등 강관 업체들의 주가도 초강세를 보였다. 특히 외국인투자가가 한국전력을 151억 원, SK이노베이션을 130억 원, 에쓰오일을 56억 원, 대성에너지를 28억 원 각각 순매수하며 주가를 견인했다. 외국인은 E1과 삼천리·한국석유도 14억 원씩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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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가스·석유 등 에너지주가 급등한 것은 윤 대통령이 장중 한국의 산유국 대열 편입 가능성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정 브리핑을 갖고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에 대해 유수의 연구기관과 전문가들의 검증을 거쳤다”고 강조했다. 장 초반 코스피 반등에 따라 지수와 큰 차이가 없는 상승세를 보였던 대다수 에너지 관련주의 주가는 예정에 없던 윤 대통령 발표 직후 바로 폭등했다.
전문가들은 아직 가능성만 제기된 상태인 만큼 불분명한 경제성만 믿고 관련주에 고점 투자에 나서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추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결과를 예단할 수 없어 현시점에서 과도한 기대를 걸어서는 안 된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가스나 석유 가격은 민생과 직결돼 있어 정부가 개입하는 대표적인 분야인 만큼 가스전·유전의 경제성이 입증되더도 관련 기업이 곧바로 수혜를 입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발표한 자원량은 미국 액트지오사(社)에 의뢰한 결과라 회수 가능한 실제 매장량과는 구별해야 한다”며 “개발 사업이 시작되더라도 채굴 원가에 경제성이 있을지도 아직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석유공사가 개발을 주도하는 가운데 한국가스공사가 가스전 지분을 보유하게 될지, 민간 혹은 외국 자본도 개발에 참여할지도 불분명하다”며 “가스전은 규제 사업으로 분류될 것으로 전망돼 적정 투자 보수를 초과한 이익을 얻기도 어려운 만큼 차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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