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네이버가 웹툰 자회사 웹툰 엔터테인먼트(이하 웹툰 엔터)의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가운데, 상장 후 주가에 미칠 영향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상장 후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웹툰 엔터의 매출이 증가한다면 모회사 네이버 주가에 긍정적이라는 해석과 중복 상장 및 투자자 이탈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엇갈리는 것.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네이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500원(1.47%) 상승한 17만2700원에 마감했다. 장초반 네이버 주가는 3% 이상 오름폭을 키우기도 했다.
이 같은 주가 상승은 웹툰 자회사의 나스닥 상장 기대감이 견인했다. 앞서 네이버웹툰의 북미 소재 법인인 웹툰 엔터는 지난달 31일 미국증권거래소(SEC)에 기업공개(IPO)를 위한 증권신고서(S-1)를 제출했다.
웹툰 엔터는 종목 코드 ‘WBTN’으로 나스닥 상장을 신청했다. IPO 주관사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JP모건, 에버코어가 맡았고, 발행 규모와 공모가액은 추후 공개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지난 2월 웹툰 엔터의 기업가치를 30억~40억 달러(약 4조~5조5000억원)으로 제시하며 5억 달러(약 6000억원)를 IPO를 통해 조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웹툰 엔터가 이르면 다음달 나스닥에 상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2021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쿠팡의 경우 상장까지 한 달이 걸렸고, 올해 5월 나스닥에 상장한 프로피시언트 오토 로지스틱스는 28일이 소요됐다.
앞서 네이버는 2017년 5월 웹툰&웹소설 CIC(사내 독립기업)를 물적 분할해 네이버웹툰을 설립했다. 이후 2020년 네이버는 나스닥 상장 추진을 위해 네이버웹툰의 자회사이던 웹툰엔터를 지배구조 최상위로 끌어올리며, 웹툰엔터가 네이버 웹툰과 북미 웹소설 플랫폼 자회사인 왓패드 등 웹툰 관련 자회사들을 거느리는 구조로 수직계열화한 바 있다.
네이버는 웹툰 엔터의 지분 71.2%를 보유한 대주주다. 라인야후는 28.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웹툰 엔터는 왓패드와 네이버웹툰 지분 100%를 갖고 일본 라인망가 운영사 라인디지털프론티어 지분도 70% 보유 중이다.
웹툰 엔터는 현재 전 세계 150개국에 약 1억7000만 명의 월간 활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웹툰 창작자는 2400만 명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은 12억8000만달러, 같은기간 순손실 1억4500만(약 2005억)달러 순손실을 기록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증권신고서에 담긴 서한을 통해 이번 IPO는 지난 20년간 노력의 결실이자 새 시작”이라고 말했다.
웹툰 엔터 나스닥 상장…네이버 주가에 장기적으로 긍정적
증권업계에서는 웹툰 엔터의 나스닥 상장이 장기적으로 모회사 네이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를 통해 네이버 목표주가를 26만원, 투자 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이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웹툰 엔터의 나스닥 상장으로 네이버가 북미 시장 마케팅 효과와 투자 자금 확보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네이버가 웹툰 엔터를 상장하며 얻은 자금으로 지식자산(IP)을 확대하기 위한 기업 인수합병이나 새로운 전략적 협력 등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웹툰 엔터 상장 자체가 네이버 주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상장 이후 구체적인 웹툰 플랫폼 성장 계획을 밝히고, 실제 매출 증가세가 확인되면 네이버 기업 가치도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역시 이날 리포트를 통해 ” 웹툰 엔터 상장이 네이버 실적과 주가에 드라마틱한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IPO로 현금을 확보해 M&A(인수합병)로 네이버가 갖고 있는 방대한 IP를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 영상화 할 수 있는 밸류체인을 구축할 수만 있다면 다시금 리레이팅이 시작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복상장에 따른 더블카운팅·투자자 이탈로 주가 하락 우려도
반면 알짜 계열사인 웹툰 엔터가 상장함에 따라, 더블 카운팅에 따른 모회사 네이버의 주가 하락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더블 카운팅이란 상장 기업이 물적분할을 통해 자회사를 상장할 경우 기업가치가 자회사와 모회사에서 중복 평가받게 되는 것을 말한다.
지난 2022년 LG화학의 배터리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직후 주가가 내리막길을 탄 LG화학이 대표적이다. 또한 지난해 10월 두산로보틱스 상장 당일 지주사인 두산 주가는 하루 만에 19.40% 급락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021년 9월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 상장일에만 10.97% 하락했다.
특히 네이버의 경우 주가 부진을 겪고 있어 계열사인 웹툰 엔터 중복상장에 따른 주주들의 우려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 주가는 연초 주당 22만원대에서 17만원대로 25%가량 하락했다.
더블카운팅 우려 뿐 아니라 웹툰 사업의 성장성을 보고 네이버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의 이탈 가능성도 점쳐진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라인사태, 중국 이커머스 경쟁심화 등으로 네이버 주가가 많이 하락한 상황이어서 (웹툰 엔터) 중복상장에 따른 더블카운팅 이슈는 당장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상장 후 웹툰 사업에 직접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의 이탈 가능성이 있는 만큼 모회사인 네이버 주가엔 악재로도 작용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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