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인적분할을 할때 기존 법인이 보유한 자기주식(자사주)의 신주배정을 배정하는 관행이 금지된다. 그간 법령 미비로 자사주가 대주주 지배력을 높이는 데 오용되던 문제가 해소될 전망이다.
3일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과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규정변경예고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시행령 및 규정 개정안은 오는 4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 규정변경 예고를 실시할 예정이다. 규제개혁위원회 심사,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국무회의 의결 등 절차를 거쳐 연내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위는 일반주주 권익 제고를 위해 인적분할시 자사주에 대한 신주 배정을 제한한다.
현재 자사주에 대해서는 의결권·배당권·신주인수권 등 거의 모든 주주권이 정지된다. 하지만 인적분할에 대해서는 법령·판례가 명확하지 않아 자사주에 대한 신주 배정이 이뤄져 왔다. 자사주가 주주가치 제고가 아닌 대주주 지배력을 높이는데 활용돼 이른바 ‘자사주 매직’으로 불려왔다.
아울러 자사주 보유·처분 등에 대한 공시도 강화한다. 자사주 취득 이후 기업의 처리 계획(소각·처분) 등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정보임에도 이에 대한 체계적인 공시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개선된 시행령 개정안은 상장법인 자사주 보유 비중이 일정 수준(발행주식총수의 5%) 이상인 경우 ▲자사주 보유 현황 ▲보유 목적 ▲향후 처리 계획 등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후 이사회 승인을 받도록 했다. 해당 보고서는 사업보고서 첨부서류로 제출하고 주요 내용을 사업보고서에 기재해야 한다.
자사주 처분도 마찬가지다. 임의적인 자사주 처분에 대한 시장의 감시와 견제 기능이 작동할 수 있도록 자사주 처분시 ▲처분 목적 ▲처분 상대방 및 선정 사유 ▲예상되는 주식가치 희석 효과 등을 구체적으로 공시하도록 했다.
자사주 취득·처분 과정에서의 규제 차익 해소 등 제도상 미비점도 개선한다. 현재 자사주를 신탁으로 취득할 경우 직접 취득에 비해 규제가 완화돼 기업들의 악용 우려가 꾸준히 제기된다. 신탁계약 기간 이뤄진 자사주 처분은 직접 처분과 달리 공시 의무가 없어 투자자 보호에 공백이 있었다.
개정안에 따라 신탁으로 자사주를 취득할 경우 취득금액이 당초 계획・공시된 자사주 매입금액보다 적다면 사유서를 제출해야한다. 계획된 자사주 매입기간 종료 이후 1개월 경과 전에는 새로운 신탁계약 체결도 제한된다.
신탁 계약기간 중 신탁업자가 자사주를 처분하는 경우에도 직접 처분과 동일하게 처분목적, 처분상대방 및 선정사유, 예상되는 주식가치 희석효과등을 회사가 주요사항보고서를 통해 공시하도록 했다.
금융위는 “이번 개정안으로 자사주가 주주가치 제고라는 본연의 취지대로 운영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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