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분할 해야 하는 1조3000여억 원의 재원 마련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선택지에 따라 SK그룹의 지배구조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증권가는 재원마련을 위해 최 회장이 지분을 가지고 있는 SK의 주가 부양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SK는 전 거래일 대비 1.93% 오른 17만9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항소심 결과가 나온 이래 주가는 24% 뛰었다. 같은 기간 SK우는 69% 상승했다. 최 회장이 거액의 재산분할을 위해 SK 관련 주식을 활용할 가능성에 주가가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는 최 회장이 1조3808억 원의 재산분할금과 20억 원의 위자료 지급을 위해 실트론 지분 29.4% 일부 혹은 전량 매각. SK 주식 담보대출 등의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SK 주식 1297만5472주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637만1387주를 담보계약 또는 질권 설정해 놓고 있는 상태다.
증권가는 최 회장이 천문학적인 재산분할금을 마련하기 위해 SK 주가 부양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한다. SK 주가가 높아질수록 최 회장이 대출받을 수 있는 규모도 커지기 때문이다. 최근 SK의 주가 상승으로 최 회장의 지분가치도 4500억 원 넘게 급증했다. 최 회장은 SK 지분 17.73%(1297만5472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29일까지만 해도 1조8776억 원이었던 최 회장의 지분가치는 현재 2조3304억 원으로 불었다.
대출 이후에는 반대매매를 막기 위해 주가 방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배당금 확대 등 주주환원 강화 정책이 주가 방어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배당금은 최 회장이 이자비용을 내는 재원으로도 쓸 수 있다. 이혼 소송 2심 결과가 그대로 확정되면 최 회장은 확정일로부터 하루 1억9000만 원이 넘는 이자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재판부는 재산분할금에 판결 확정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지연이자를 붙였고, 위자료에도 연 5% 이자와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내라고 했다. 최 회장 입장에선 재산분할금 만큼이나 이자 부담도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최 회장이 즉각 상고 입장을 밝히면서 시간은 벌었지만, 재원마련을 두고 셈법은 더 복잡해졌다.
DS투자증권은 “궁극적으로 추가적인 주식담보 대출을 위해서는 SK 주가 부양이 해답”이라며 “단기적으로 보유중인 자사주 23%를 포함해 배당 정책 변화 등 주가 상승을 위한 주주가치 제고에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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