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SK 구성원과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일 오전 임시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참석해 최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과 관련해 사과했다.
이날 최 회장은 “SK와 국가경제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도록 묵묵하게 소임을 다하겠다”며 개인적인 일이 그룹 경영뿐 아니라 경제에 차질을 주지 않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회의는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대표(CEO)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최근 최 회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이 개인 차원의 문제를 넘어 그룹 가치와 역사를 훼손한 만큼 그룹 차원에서 입장 정리와 대책 논의 등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긴급 소집됐다.
최 회장은 회의에서 “이번 판결로 지난 71년간 쌓아온 SK 그룹 가치와 그 가치를 만들어 온 구성원들의 명예와 자부심에 큰 상처를 입어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사법부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지만 SK가 성장해온 역사를 부정한 이번 판결에는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SK와 구성원 모두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진실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최 회장은 그룹 사업의 큰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번 사안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것 외에 엄혹한 글로벌 환경변화에 대응하며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등 그룹 경영에 한층 매진하고자 한다”면서 “그린·바이오 등 사업은 ‘양적 성장’ 보다 내실 경영에 기반한 ‘질적 성장’을 추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최 회장은 “반도체 등 디지털 사업 확장을 통해 ‘AI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그룹 DNA인 SKMS 정신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사랑받고 대한민국 사회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회의에 참석한 대표들에게 “우리 구성원의 행복 증진을 위해서 모두 함께 따뜻한 마음을 모으자”고 당부하면서 “저부터 맨 앞에 서서 솔선수범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회의에서 각 계열사 대표들은 최근 법원 판결이 SK그룹이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업으로 성장해온 역사를 훼손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일부 대표는 SK의 이동통신사업 진출 과정에 과거 정부의 특혜가 있었다는 취지의 판결과 관련해 “노태우 정부 당시 압도적인 점수로 제2이동통신 사업권을 따고도 정부의 압력 때문에 일주일만에 사업권을 반납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고 직접 경험한 일이기도 하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대표들은 “김영삼 정부 출범 이후 어렵게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해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했는데 마치 정경유착이나 부정한 자금으로 SK가 성장한 것처럼 곡해한 법원 판단에 참담한 심정”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앞으로 진실 규명과 명예 회복을 위해 결연히 대처하기로 뜻을 모았다.
SK 경영진들은 판결 이후 구성원과 주주, 투자자, 협력사 등 이해관계자들의 반응과 향후 경영에 미칠 파장 등을 점검하고 대응책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계열사 대표들은 우선 구성원들이 동요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SK 경영 안정성을 우려하지 않도록 적극 소통하며 한층 돈독한 신뢰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최창원 의장은 “우리 대표들부터 솔선수범하며 흔들림 없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고 기업 가치와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평소와 다름없이 계속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한편 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 고유의 SK경영관리시스템(SKMS) 경영철학과 ‘따로 또 같이’ 문화에 기반한 그룹 최고협의기구다. 최창원 의장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매월 1회 모여 그룹 차원의 공동 현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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