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 간담회에 참석해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사의 선관주의 의무 강화 등도 병행해 주주 친화적인 투자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공언했다.
3일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암참 간담회에 참석한 이 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선 국내외 경제 현황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했다.
이 원장은 “미국과 중국의 내수 회복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우리나라는 수출 호조와 함께 경기 회복 흐름이 확대되고 있는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비롯한 국내외 기관들도 이를 반영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 중반대로 0.3∼0.4%포인트가량 상향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확실성 해소를 통해 기회요인을 창출해 나가고 있다는 견해를 제시하면서 그간 추진한 기업들의 경영 환경 지원 방안에 대해 소개했다.
이 원장은 “우리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지목되던 부동산 PF 리스크 또한 사업장별 옥석가리기를 통해 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자금 선순환을 도모, 위험요인을 오히려 경제성장의 기회요인으로 전환해 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한국 정부와 금감원은 경제와 금융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본시장 밸류업의 주요 목적은 기업들이 원활한 자금조달 아래 혁신과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제고하는 데 집중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기업 성과의 과실을 투자자들이 함께 향유하고 이를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얼마 전 한국 정부는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를 유인하는 방안으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공시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며 “금융당국은 상장법인의 영문 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고 국제표준 재무공시(XBRL)를 확대하는 등 외국인 투자자의 공시정보에 대한 접근성도 계속해서 높여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투자자들의 장기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주주 친화적인 투자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겠다는 구상도 공유했다.
그는 “앞으로도 자금조달 과정에 있어서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고 규제의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여 암참 회원사를 포함한 한국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이 성장과 혁신을 위한 경영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원장은 밸류업 프로그램 효과를 확대하기 위한 법 개정 등 세부 사안에 대한 이행 현황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근본적으로 기업들이 주주가치를 보다 중시하는 건전한 지배구조를 형성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뿐 아니라 주주로 확대하는 방안, 배당소득에 대한 적절한 인센티브 제공, 밸류업 참여 법인에 대한 법인세 감면 등에 대해서도 관계 부처와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규제들을 적극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그는 “지난 3월 암참의 전략 보고서에서 제시된 노동시장의 경직성, 높은 세율, 복잡한 과세기준 등 한국에 진입하려는 외국계 회사들의 주요 제약요인에 대해서도 관계부처와 함께 합리적으로 정비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더불어 “이러한 노력을 통해 한국이 금융과 비즈니스를 모두 아우르는 글로벌 중심지로 거듭나게 되면 암참 회원사를 포함하여 한국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이 원활한 기업활동, 다양한 협업 기회, 혁신적인 차세대 기술 개발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탄탄한 경쟁력을 갖춰가며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