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1조382억으로 전년 말比 1.6배↑…OK 1573억 ‘최다’
연체율 11.05%로 40%인 곳도…금리 인하 연기도 부담
국내 저축은행들이 내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서 불거진 연체액이 석 달 새 1.6배가 급증하며 1조원을 넘어섰다. PF 대출 연체율은 두 자릿수를 넘겼다. 고금리로 차주들의 대출 상환 능력이 악화된 가운데 PF 시장까지 얼어붙은 결과로 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데일리안이 국내 79곳 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실적을 전수 조사한 결과, 저축은행업계의 부동산 PF 연체액은 1조382억원로 직전 분기 대비 60.3% 증가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하더라도 PF연체 규모는 6457억원 수준이었지만 3개월 동안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주요 저축은행들에서도 증가세가 뚜렷했다. PF 연체액이 가장 많은 곳은 OK저축은행(1573억원)으로 같은 기간 57.8% 증가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이 전 분기 대비 67.5% 증가한 856억원, 웰컴저축은행이 144% 늘어난 710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 외에도 ▲상상인저축은행(558억원) ▲모아저축은행(404억원) ▲페퍼저축은행(389억원) ▲다올저축은행(369억원) ▲키움예스저축은행(340억원)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322억원) ▲JT저축은행(298억원) 등이 부동산PF 대출 연체액 상위 10개 저축은행에 올랐다.
연체 규모 증가와 함께 연체율도 급등했다. 전체 저축은행의 PF 연체율은 11.05%로 집계됐는데 이는 석 달 만에 4.11%포인트(p)가 급등한 수치다. PF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 5.56%에서 4분기 6.94%, 올해 1분기 11%를 넘어섰다.
지방의 한 저축은행은 PF 대출 규모 50억원 중 20억원이 연체액으로 잡혀 PF연체율이 40%를 찍었다. 연체율이 30%대로 뛴 곳도 6군데나 됐다. 지난해 4분기 연체율이 가장 높았던 곳이 30%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연체규모 증가 만큼이나 연체율도 급등하고 있는 셈이다.
저축은행의 PF연체율이 빠르게 치솟는 배경에는 고금리 장기화 속 대출을 끌어 쓴 건설업계의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 주도 하에 강도 높은 부동산 PF 정상화 및 재구조화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부실 사업장 건전정 분류 기준이 강화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기존에는 대주단 협약이 진행된 사업장은 자동으로 만기가 연장되면서 요주의이하 여신까지 분류됐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충당금 적립 기준 강화로 저축은행이 ‘보통’으로 평가받던 사업장을 ‘악화우려’로 변경하면서 고정이하여신이 대폭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요주의로 분류했던 대출이 고정이하로 바뀌면 부실채권 규모도 확대되고 충당금 최소적립률도 7%에서 30%로 확대돼 부담이 훨씬 커진다.
당초 올 상반기 예상됐던 금리 인하도 뒤로 밀리면서 당분간 건전성 악화가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는 PF 연체율을 덜고 부실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PF 경공매 활성화 방안이 시행된 지난달 1일부터 15일까지 총 32건의 경공매를 진행했고 이 중 3곳이 낙찰됐다. 또한 자체적으로 3500억원 규모의 PF 펀드를 조성해 부실화한 PF 자산을 신속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년 대비 지난해 건전성이 악화됐지만 BIS비율이나 유동성 지표, 고정이하여신비율 등을 감안하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서도 “부동산 경기 회복 둔화에 따라 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당분간 연체율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건전성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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