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중국산 철강이 국내로 유입되면서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사의 1분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중국산 철강에 매기는 관세를 더 높이면 한국으로 들어오는 중국산 철강이 더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3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7.3% 줄어든 5830억원, 현대제철은 83.3% 감소한 558억원으로 나타났다. 세아제강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7.7% 감소한 648억원, 동국제강은 33.1% 감소한 525억원을 기록했다.
업계는 1분기 이익이 줄어든 이유로 국내 건설 경기 침체, 중국산 철강 수입을 꼽는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은 402만5000톤(t)의 철강을 수입했는데, 이 중 약 65%가 중국산이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10%포인트(P) 늘었다. 지난해 중국 철강업체가 전 세계로 수출한 총 9000만t의 물량 중 국내 유입 물량은 873만t으로, 전년(675만t) 대비 29.3% 늘었다.
중국산 철강 가격은 국산보다 10% 이상 저렴하다. 특히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강판)의 경우 중국산은 1t당 70만~80만원으로 국산보다 약 20% 싸다. 후판은 선박 제조에 주로 쓰인다. 지난해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전년 대비 4.4배 늘어난 121만t으로 파악된다.
미국이 중국산 철강에 매기는 관세를 높이면 한국으로 밀어내는 물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특별한 무역 보호장치가 없는 한국으로 철강을 밀어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통상무역법 301조(슈퍼301조)에 따라 평균 7.5%를 적용한 중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를 3배(22.5%) 인상하도록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 동시에 멕시코, 칠레 등 인근 국가와 중국의 철강 덤핑(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대량 공급하는 일)에 강경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
국내 업계는 중국산 철강의 반덤핑 제소를 검토 중이다. 반덤핑 제소는 외국 상품이 국내 시장 가격보다 현저하게 낮은 가격에 들어와 국내 산업이 피해를 입었을 때 추진한다. 불공정 무역행위를 막아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제도로 제소가 받아들여지면 정상 가격과 덤핑 가격의 차액 범위 내에서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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