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더라도 세제상 혜택을 받는 유예기간이 2년 연장된다. 중견기업에 진입하더라도 일정 기간 높은 연구개발(R&D)·투자 세액공제를 받는 ‘점감구조’도 도입한다.
가업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스케일업 기업에 대한 가업상속제도의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기획재정부는 3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장관 주재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기업 성장사다리 구축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최 부총리의 역점 사업인 역동경제 회복을 위한 성장사다리 1호 대책으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골자로 한다.
우선 기업들의 피터팬 증후군을 해소하기 위해 졸업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린다. 피터팬 증후군은 기업이 성장할 경우 지원책이 줄어들거나 새로운 정책이 도입돼 성장을 꺼리는 현상을 말한다.
중소기업 기준을 넘어도 세제상 중소기업 혜택을 계속 받을 수 있는 유예기간은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한다. 만일 코스피·코스닥에 상장한 경우에는 2년간 추가 유예기간을 부여해 총 7년까지 중소기업 혜택을 유지할 수 있다. 중소기업을 졸업하더라도 최초 3년간 높은 R&D·투자세액공제율을 적용한다.
기업의 성장을 위한 ‘성장사다리 점프업 프로그램’도 신설한다. 유망 중소기업 100개를 선정해 3년간 지원하는 것이다. 전직 기업인과 민간 투자기관 등 다양한 민간 전문가로 네트워크 풀을 구성한 뒤 전담 디렉터를 매칭해 맞춤형 스케일업 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선발 대상은 성장역량이 있고 신시장·신사업 진출, 기술혁신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성장하려는 중소기업이다. 정부는 이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기업별 스케일업 전략을 수립하고 다양한 성장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바우처를 제공해 수출과 R&D등 기존 정부사업을 우대한다.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중소기업이 민간 금융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해소할 수 있도록 전용 대출과 펀드를 조성한다. 중견기업 전용 저리대출은 산업은행과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6조원, 전용펀드는 시중은행과 민간을 중심으로 5조원을 연계 지원한다.
유망 중소기업이 스케일업을 할 수 있도록 오는 2025년까지 P-CBO 6000억원과 보증 5000억원을 공급한다. P-CBO는 신용도가 낮아 채권시장에서 회사채를 직접 발행하기 어려운 기업의 회사채 차환발행 또는 신규 발행을 지원하기 위한 자산담보부증권을 뜻한다.
스케일업 팁스에는 모태펀드와 민간자본 공동출자 펀드를 올해 500억원 규모로 신설해 민간투자 유치 기업에 대한 R&D 지원을 강화한다. 내년부터는 기술보증기금에 M&A 전담센터를 마련하고 기업은행 M&A 플랫폼과 협력해 기업의 신사업 진출을 지원한다.
가업 승계를 위한 제도 지원에도 나선다. 투자 등 증가율이 일정수준 이상인 스케일업 기업에 대해 가업상속공제제도 상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한다. 현재 중소기업·매출액 5000억원 미만의 중견기업의 경우 가업상속공제제도를 적용받는다.
기재부 관계자는 “업계와 소통하면서 내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적정한 수준에 대해 검토한 뒤 7월 세법개정안 발표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정보 활용 인프라도 강화한다. 기술보증기금이 보유한 중소기업 기술평가정보와 신용정보원이 보유한 재무분석정보 등을 개방해 민간 금융기관이 활용할 수 있게 한다. 내년에는 정책금융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기업들이 정책금융을 쉽게 이용하도록 지원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대책을 시작으로 업종별 스케일업 대책과 벤처투자 활성화 방안 등 기업 성장사다리 구축과 혁신생태계 조성을 위한 대책을 순차적으로 마련할 것”이라며 “역동경제 로드맵과 연계해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보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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