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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세 운전자 교통참사가 바꾼 일본…’시니어카’ 보급 후 사고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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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천국 일본의 실버산업 ⑨] 사고 속출 고령자를 위한 자동차 개발 경쟁
[땅집고] 2019년 4월19일 낮 일본 도쿄 이케부쿠로의 횡단보도로 자동차가 돌진했다. 자동차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모녀를 덮쳐 31세 엄마와 3살 딸이 목숨을 잃고 운전자와 동승자를 포함해 10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 차량의 운전자는 일본 경제산업성 관료출신의 이즈카 고조로 당시 87세였다. ‘이케부쿠로 폭주사건’으로 불린 이 사고는 고령 운전의 위험성을 사회적으로 각인시켰다.

2019년 도쿄 이케부쿠로에서 87세 노인 운전자가 낸 사고로 2명이 주고 10명이 다쳤다. 일본은 이 사건을 계기로 고령운전에 대한 제도적 보완책이 본격으로 마련한다./마이니치 신문

일본 정부는 이 비극적 사건을 계기로 고령자 운전의 위험성과 관련된 제도적 개선을 본격화했다. 신체적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자들의 운전사고가 빈발, 본인은 물론 다른 사람의 안전을 위협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2022년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에게 적용되는 한정 면허제도를 도입됐다. 75세 이상이면서 생일 160일 전을 기준으로 이전 3년 동안 신호를 무시하거나 과속 등을 해 교통법규 위반 경력이 있는 운전자라면 의무적으로 실차 시험을 다시 보게 했다. 면허 갱신 시 기억력과 판단력을 측정하는 검사도 병행한다.

그러나 고령자의 운전권의 박탈보다는 안전한 운전을 위한 제도적 개선책도 냈다. 고령자의 사고를 줄이기 위해 자동 브레이크 기능이 있는 ‘서포트카’에 한정해서 운전을 허가하는 한정 면허도 발급했다. 서포트카는 충돌 피해 경감 브레이크가 탑재된 ‘서포트카’와 브레이크 기능과 함께 액셀을 밟아 실수로 급발진하지 않도록 억제 장치까지 탑재한 ‘서포트카S’ 등 두 가지가 있다. 서포트카를 구입할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보험료 할인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고령자의 운전을 무조건 제한할 수도 없다. 대중교통이 거의 없는 산골 등에서는 차량은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서포트카 보급과 함께 고령자를 위한 다양한 모빌리티가 도입되고 있다. 운전권을 박탈할 경우, 집 안에만 머물러 건강이 악화돼 결국 사회적 비용만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대안을 마련해주고 운전을 제한하는 것이다.

한국은 최근 정부가 ‘고령자 조건부 운전면허’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가 하루 만에 철회하는 등 혼선을 빚고 있다. 초고령화시대를 맞아 사고가능성이 높은 고령 운전자 대책이 시급하다.

■ 고령자를 위한 퍼스널 모비리티 도입 경쟁

일본은 1998년부터 고령 운전자 면허증 자진 반납제도를 도입했다. 대신 면허증을 반납한 노인은 운전경력증명서를 발급받고 버스, 지하철, 택시를 할인된 금액에 이용할 수 있게하고 시니어카 구입에 보조금 제공 등의 혜택을 준다.

일본에서 보급중인 노인을 위한 이동수단.

일본에서는 시니어카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고 있다. 핸들형 전동휠체어라고 불리는 시니어카는 자전거나 오토바이와 비슷한 느낌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일반 휠체어보다 앞바퀴가 크고 굵어 울퉁불퉁한 길도 쉽게 지나갈 수 있어 외출에 적합하다.

시니어카는 보행자 취급을 받기 때문에 운전면허가 필요 없다. 보도를 통행하고 보행자 신호를 준수한다. 인도가 없는 곳에서는 원칙적으로 도로 우측 가장자리를 통행한다.

일본의 자치단체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시니어카 운전법 가르쳐주는 행사를 자주 개최한다.

최고 속도는 시속 6km이다. 과거에는 3륜 타입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4륜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가정용 콘센트에서 충전할 수 있으며, 1회 충전으로 20~30km 정도 주행할 수 있다고 한다.

복지용품점 등에서 취급하고 있다. 사용 전에 배터리 잔량을 확인한다. 외출 시에는 완전 충전하고 배터리는 대체로 2~3년마다 교체한다. 도로를 건널 때는 횡단보도를 건너고 비스듬히 건너지 않는다. 홈이 있는 곳은 피한다. 1년에 한 번은 판매점에서 정기 점검을 한다.

■ 경차 대용 모빌리티 스쿠터도 도입시작

속도가 더 빠른 모빌리티스쿠터도 도입되는 추세이다. 지난 3월 오키나와의 외딴 섬에 있는 이에무라에서는 ‘모빌리티 스쿠터’ 시승회가 열렸다. 시승회에 사용된 모빌리티 스쿠터는 대만 하트웨이(Heart Way)사의 ‘전동 퍼스널 모빌리티 S23’이다. 조작성과 주행성이 뛰어나며 최고 속도는 15km다. 가정용 전원으로 충전할 수 있으며, 1회 충전으로 45km 주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에무라의 인구 4200여 명 중 40% 가까이가 65세 이상이라고 한다. 운전면허가 있어야 탑승할 수 있다. 단, 헬멧 착용은 의무화되어 있지 않다. 섬 주민들은 S23을 번갈아 타며 인근 도로를 한 바퀴 돌았는데, 한 노인은 “이 정도면 속도도 적당하다. 쇼핑이나 게이트볼 등 마을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의 지자체 중에는 고령자가 시니어카나 모빌리티스쿠터를 구입할 때 (전동휠체어)를 구입하면 구입비 일정 정도를 보조금으로 지급한다. 이동수단이 없는 고령자가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시니어카를 활용해 사회 참여를 유도하고 근력 저하나 치매 등을 예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도요타가 개발한 1인용 모빌리티.

■ 고령자 맞춤형 차량 개발 경쟁에 뛰어든 대기업

일본의 자동차 회사들은 고령자를 위한 서포트카를 대부분 생산하고 있다. 상당수는 우리돈 1000만~2000만원대의 경차이다. 경차는 차량 크기가 작아 노인들이 운전하기에 편하다. 혼다의 N-Box 등이 대표적이다.

일본 자동차 회사들은 고령자에게 도움이 되는 차세대 모빌리티 개발 경쟁도 벌이고 있다.

토요타자동차가는 토요타 아이로드(i-ROAD)’의 실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이로드’는 자전거에 가까운 콤팩트한 크기와 가정용 100V 콘센트에서도 충전이 가능하다. 시속 30-40㎞로 최장 60㎞를 달리는  차세대 모빌리티이다.

스즈키가 만든 미래형 모빌리티.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스즈키 홈페이지

스즈키도 2023년에 차세대 모빌리티를 공개한 바 있다. 바퀴와 네 개의 다리를 갖춘 차세대 모빌리티의 이름은 ‘MOQBA’이다. 평지에서는 바퀴로 부드럽게 주행하고, 단차도 발로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다. 다리와 프레임, 시트가 분리되어 있어 계단을 오를 때에도 시트를 수평으로 유지할 수 있으며, 승하차 시에는 시트를 낮춰 승하차를 도와준다. 이 외에도 ‘의자 모드’, ‘스탠딩 모드’, ‘들것 모드’로 변경할 수 있다. /차학봉 땅집고 기자 hbcha@chosun.com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 운영 전문가 과정>

땅집고는 최근 늘어나는 시니어 부동산 개발 니즈에 맞춰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3기)’을 오는 8월 21일 개강한다. 올해 2월, 5월 순차적으로 개강한 1기, 2기는 조기 마감했다. 이번 과정은 시행사나 건설사, 자산운용사, 건축설계회사, 투자회사, 감정평가회사, 공기업, 공공기관 등 기업 회원이 대상이다.

강의는 현장 스터디 3회를 포함해 총 18회로 진행한다. 금융권 최초 요양사업 전문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의 이상욱 본부장은 ‘시니어 시설과 요양시설 수익화를 위한 사업성 검토 및 개발’이라는 주제로 시설 관련 제도와 관련 법규, 입지 선정 전략 등을 공유한다.

황문영 종근당산업 벨포레스트 사무국장은 시니어주거와 요양시설의 차이점과 운영 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한다. 전국 실버타운을 직접 방문해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브 채널 ‘공빠TV’의 문성택씨는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기존 실버타운 개발 사례를 집중 소개한다.

강의는 매주 수요일 오후 4시~6시30분이며, 수강료는 290만원이다.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신청하면 된다. (02)6949-6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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