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63빌딩’에서 관람객을 맞았던 국내 1호 아쿠아리움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문을 연 지 39년 만이다. 한화그룹은 미술관 ‘퐁피두센터’를 63스퀘어에 유치함에 따라 이달 말부로 아쿠아플라넷 63 운영 중단을 결정했다. (5월 31일 21면 단독기사)
’63씨월드’는 1985년 7월 한화 여의도 63빌딩에 문을 열었다. 바다에 가지 않아도 도심에서 다양한 해양생물을 볼 수 있는 한국 최초 아쿠아리움이었다.
63씨월드는 문을 열자마자 국내 최대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당시 63빌딩은 2003년까지 18년간 대한민국 최고층 건물로 서울의 상징과 같은 건물이었던 데다 국내 최초 아쿠아리움까지 자리하고 있는 만큼 하루 방문객만 해도 1만명에 달할 만큼 전국 각지에서 많은 인파가 몰렸다.
63씨월드에서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바다코끼리를 볼 수 있었으며, 국내 최대 몸길이 47㎝인 블랙 피라냐 등 이색 볼거리들로 가득 채웠다.
국내 아쿠아리움 시장은 한화그룹을 통해 발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첫 아쿠아리움을 도입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국 4곳에 아쿠아리움을 열었다.
2012년 여수와 제주, 2014년 일산에 문을 열었고, 2016년에는 63씨월드를 새로 단장해 선보였다. 2020년에는 아쿠아플라넷 광교를 열었다.
아쿠아플라넷은 2010년 한화해양생물연구센터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해양 연구를 시작했다. 국제 아쿠아리움 심포지엄 개최, 세계동물원 수족관협회 인증(2010년), 서식지외보존기관 선정(2011년), 해양동물 전문구조 치료기관 선정(2014년), 바다거북 방류행사, 정기적인 수중 정화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다.
2012년 여수 아쿠아리움을 오픈할 당시 한화는 아쿠아리움 새 브랜드인 ‘아쿠아플라넷’을 공개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2021년 아쿠아리움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법인 ‘아쿠아플라넷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독립경영체제에 들어갔다.
승승장구하던 아쿠아플라넷63은 6월 30일을 끝으로 문을 닫게 됐다. 아쿠아플라넷 관계자는 “63스퀘어에 퐁피두센터 오픈이 결정됨에 따라 아쿠아플라넷63 영업을 종료하게 됐다”며 “국내 1호 아쿠아리움으로 오픈 당시 하루 1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였던 곳인 만큼 직원들도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 아쿠아리움이라는 역사를 쓴 아쿠아플라넷63이 문을 닫으면 서울 시내 아쿠아리움은 단 두 곳만 남는다. 그중 ‘코엑스 아쿠아리움’은 가장 오래된 아쿠아리움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코엑스 아쿠아리움’은 2000년 5월 3일 국내에 대형 아쿠아리움 시대를 열었다. 3000톤 규모 수조와 180개 이상 해양 전시관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최다 상어 서식지’라는 타이틀을 지닌 이곳은 천장까지 연결된 해저터널 형식 대형 수조에서 상어와 악어거북 피라루쿠 등을 만날 수 있다. 코엑스 아쿠아리움 역시 도심 관광 명소로 떠오르며 인기를 끌었다.
2014년 10월에는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이 서울 최대 규모로 개관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연면적 1만2240㎡(3400평), 5200톤 규모 수조 규모로 수중생물을 650종 5만5000마리 전시 중이다.
이곳에서는 마스코트인 ‘흰돌고래(벨루가)’를 볼 수 있으며 바다사자와 물범, 홈볼트 펭귄 등 희귀 생물들이 살고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연면적 2만5600m², 1만800톤) 아쿠아리움도 있다.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다. 전시 생물은 500여 종 2만8000마리를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국가에서 운영하는 무료 아쿠아리움도 있다. 해양수산부는 2012년 부산 영도구에 국립해양박물관을 개관해 무료로 운영 중이다. 362톤 규모 터널형 수조에 30여 종, 200마리 이상 해양 생물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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