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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투자소득세를 예정대로 내년에 시행할 경우 국내 주식 투자자의 해외 이탈, 단기 매매 급증 등이 우려된다며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원장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금투세 관련 시장 전문가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 등을 통해 국내 주식을 정리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자산운용 업계에서는 금투세가 그대로 시행되면 해외 주식 투자 쏠림이 심화되고 장기 투자 보유분 단기 환매가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며 22대 국회 개원을 계기로 사실상 야당에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이 원장이 금투세 폐지론을 주장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이 원장은 올 4월에도 개인투자자와의 간담회에서 금투세 폐지 요청이 빗발치자 “유예 논의조차 비겁하다”며 공감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금융투자협회 국제 세미나에서도 “금투세 강행으로 1400만 명 개인투자자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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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장은 이날도 이전 정부가 부동산 안정 대책으로 집값을 외려 폭등시킨 사례에 금투세를 빗대며 제도를 폐지하거나 최소한 재설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원장은 “금투세를 설계할 당시와 비교해 채권금리, 투자 주체 행태 등 자본시장 환경이 다양하게 변화했다”며 “당장 시끄럽다고 또다시 시행 시점을 미룰 게 아니라 제도를 유지하더라도 최소한 구체적인 조정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정부와 여당이 거론하는 상속세 완화에 관해서도 “중견기업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적절히 경영을 승계할 만한 상황을 조성하는지 등을 두고 정부·국회와 건강하게 소통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 원장 외에 이날 비공개 간담회에 모인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와 금융 조세 분야 학자들도 현 금투세가 지닌 문제를 앞다퉈 꼬집었다. 이들은 금투세를 시행하기 전에 △불분명한 과세 대상 규모 △세후 기대 수익률 감소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 △자본시장에서 부를 축적하고자 하는 젊은 세대가 받을 충격 △과세 회피 차익 실현 매물에 따른 주가 상승 제한 △증시 단기 매매 및 변동성 심화 △납세 실무 현장 혼란 확대 △납세 시스템이 미비한 소형 증권사 기피 가능성 등을 두루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과세 목적의 매수·매도 결정만 없어도 투자자들이 장기 투자를 할 수 있다는 데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했다”며 “손실 가능성을 감수하고 주식 등으로 얻은 수익에 대한 과세는 확정 소득에 대한 과세와는 다르기 때문에 투자의 특성과 행위자의 심리적 동기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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