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부동산세(종부세) 폐지를 포함한 세제 개편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부동산 시장의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최근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에도 정치권과 정부 등에서 종부세 폐지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향후 세제 개편이 이뤄지면 서울을 비롯한 전국 집값 회복세에 한층 탄력을 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2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종부세 폐지와 상속·증여세 완화를 포함한 전반적인 세제 개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종부세는 9억원(1가구 1주택자는 12억원) 이상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에게 매기는 세금이다. 올해 세법개정안에 담길 종부세 개편의 우선순위로는 다주택 중과세율 폐지가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적용되는 중과세율(최고 5.0%)을 기본세율(최고 2.7%)로 하향조정하는 방안이다. 앞서 2022년 세법개정으로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은 폐지되고 기본세율(0.5~2.7%)로 전환된 바 있다.
종부세를 포함한 세금 개편 논의가 재점화되면서 시장에서는 기대 섞인 반응이 나온다. 최근 서울·수도권에서 거래량과 집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전국 집값 역시 하락을 멈추고 반등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세금 부담이 낮아지게 되면 매수 심리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4343건으로 전월(4208건)보다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3월에 2년 7개월 만에 4000건을 돌파한 뒤 두달 연속 4000건을 넘어섰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시장을 정상화 하는 데 가장 중요한 문제는 과도한 세금 문제를 완화하는 것”이라며 “현재 시장 여건에 맞지 않는 규제를 푸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건설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공급뿐 아니라 수요 측면에서도 유인책이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종부세를 폐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세금 부담이 낮아지게 되는 만큼 수요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분명히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1주택자 종부세 폐지론’에 대해서는 저가 다주택자와 고가 1주택자 사이에 조세 형평성의 문제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논의 과정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부동산 시장이 서울, 특히 강남을 중심으로 ‘똘똘한 한채’로 수요가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데 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도 ‘1주택자 종부세 폐지론’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금액 기준 없이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를 면제할 경우 쏠림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며 “조세 형평성 문제도 있는 만큼 집값이나 면적 기준 등 추가적인 논의 과정을 통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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