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한·미·일 국방장관이 한자리에 모여 안보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3자 회담에 앞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과 각각 만나 북한 도발에 대응할 안보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오전 신 장관과 오스틴 장관은 양자회담을 하고 연이은 미사일 도발과 각종 위협적 발언으로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북한의 무분별한 행위를 규탄했다.
두 장관은 지난달 27일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며 국제사회의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또 북·러 간 불법적인 무기 거래, 첨단기술 이전 등은 한반도를 넘어 인태(인도·태평양) 지역 평화와 안정을 저해한다고 지적하며 엄정히 대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가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데도 공감했다.
아울러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한·미 공동 목표를 재확인하고 북한 위협에 대응하는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해 핵협의그룹(NCG)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신 장관은 회담 후 “(오스틴 장관과) 북한 정세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북한의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 대해서도 한·미가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는 얘기를 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일체형 확장억제를 보다 가속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일 국방장관회담에서 두 장관은 그간 양국 군사협력에 걸림돌로 작용해 온 ‘초계기 갈등’ 재발 방지 대책에 합의하고, 양국 간 국방정책실무회의와 군 고위급 교류를 재개하는 등 국방당국 간 대화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초계기 갈등은 일본 측이 2018년 동해에서 조난한 북한 어선을 수색하던 우리 군 광개토대왕함이 함정 근처로 날아온 일본 해상자위대 P-1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사했다고 주장하며 촉발됐다. 이에 한국은 레이더 조사는 없었으며 오히려 일본 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 근처에서 위협 비행을 했다고 반박했다.
한·일 양측은 진실 공방과 자존심 대결을 반복하다 지난해 6월 샹그릴라 대화에서 이뤄진 양국 국방장관 회담을 통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1년 동안 실무협의를 거쳐 마침내 갈등을 봉합했다.
양국은 안전 확보를 위해 함정과 항공기 간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조우한 함정 혹은 항공기 방향으로 함포와 미사일, 사격통제레이더, 어뢰발사관 등을 조준해 공격을 모의하는 행위는 피한다는 ‘해상에서 우발적 조우 시 신호 규칙'(CUES) 규정을 준수하기로 했다.
또 두 장관은 양국 협력이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을 위한 초석이라는 데 공감하고 북한의 위협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자유롭고 열린 인태 실현을 위해 양국이 협력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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