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에 이어 LG유플러스(LGU+)도 월 2만원대 5세대 이동통신(5G) 요금제를 출시하며 통신사들의 5G 저가 요금제 경쟁이 본격화됐다. 이들이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요구에 발을 맞추는 가운데 알뜰폰 업체들과의 가격 격차는 점차 좁아지고 있다.
2일 LGU+는 월 2만6000원 5G 요금제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LGU+는 디지털 통신 플랫폼인 ‘너겟’ 요금제를 총 18종으로 확대 개편하면서 2만원대 요금제를 처음 내세웠다. 월 데이터 6기가바이트(GB)를 제공하는데, 개편 전 가장 저렴했던 월 3만원 요금제의 제공 데이터가 1GB였던 것과 비교하면 혜택이 많다.
개편 후 월 3만원 요금제도 데이터 7GB로 혜택이 늘었다. 여기에 너겟 가입 청년(만 19세 이상 34세 이하) 고객을 대상으로 지급하는 데이터 3GB와, 올 연말까지 신규 가입자들에게 프로모션으로 지급하는 데이터 5GB를 합치면 최대 월 15GB의 데이터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추가 데이터는 2만6000원 요금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너겟’은 지난해 10월 선보인 무약정 온라인 선불 요금제다. 요금제 개편으로 기존 온라인 요금제 ‘다이렉트’의 월 3만원(5GB)보다 조건이 유리해졌다. 다른 너겟 고객들과 결합하면 통신비를 더 할인받을 수도 있다. 다만 반드시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에서 가입해야만 한다.
월 2만원대 5G 요금제는 지난 3월 SK텔레콤이 선보인 ‘다이렉트 5G 27’이 최초다. 월 2만7000원에 6GB의 데이터가 주어진다. 온라인 전용 요금제로, 3만원대 요금제와 동일한 혜택을 제공하면서 월 요금은 30% 가량 저렴하다. 결합 상품 가입으로 추가 요금 할인도 받을 수 있다.
온라인 요금제를 통한 가격 인하 포문을 연 곳은 KT다. 지난 1월 ‘5G 요고’를 출시하면서다. 총 13종의 요금제 중 가장 저렴한 월 3만원의 ‘요고 30’은 5GB의 데이터를 제공하며, 34세 이하 고객이 프로모션 혜택까지 받으면 최대 15GB까지 늘어난다. 이후 SKT와 LGU+도 나란히 온라인 전용 저가 요금제를 강화했다. 정부가 통신 3사에 대해 가계통신비 인하에 적극 동참하라고 주문하면서 통신사들도 이에 화답하는 모양새다.
이러다 보니 점차 통신 3사와 알뜰폰 5G 요금제 간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다수 알뜰폰 업체들은 월 6GB의 5G 데이터에 통화·문자메시지 무제한으로 통신 3사와 유사한 조건의 5G 요금제를 1~2만원대에 제공한다. 가장 저렴한 경우 1만원 초반까지 내려간다. 다만 이통사들이 2~3만원대 요금제에도 각종 명목으로 추가 데이터를 주고, 결합할인과 멤버십 등 알뜰폰에 없는 여러 혜택이 있다는 점은 변수다.
지난 3월 기준 알뜰폰 가입자 수가 9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5G 가입자 수는 30만명이 약간 넘는 수준으로 전체 5G 가입자 수의 1%도 되지 않는다. 알뜰폰을 쓰는 이유가 통신비 절감을 위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5G에서 이통 3사와 비교해 확실한 가격 우위를 점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알뜰폰 업계에서 이통사의 5G 도매대가율을 현행 60%(소매 요금 대비)보다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오는 이유다. 알뜰폰 업체들은 도매대가를 내고 이통사의 망을 임대해 서비스를 하는데 임대 비용을 낮춰 달라는 의미다. 한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망 도매대가율이 그대로인 가운데 이통사가 저가 요금제를 계속 출시하는 것이 알뜰폰 업체에는 부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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