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달 탐사선이 또 한 차례 달 뒷면에 착륙해 이번엔 전 세계 최초로 달 뒷면 샘플 채취에 나섰다. 최근 미국과 중국간 ‘우주 탐사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달 탐사 분야에서만큼은 중국이 한 발 앞서나가는 모습이다.
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우주국은 무인 달탐사선 ‘창어 6호’가 이날 새벽 6시 23분에 달 뒷면의 남극 에이킨 분지 북동부 지역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고 발표했다. 창어 6호는 중국의 네 번째 달 착륙선으로, 지난 2019년 창어 4호에 이어 두 번째로 달 뒷면에 착륙한 것이다.
창어 6호는 착륙후 48시간 이내 시추 작업을 통해 로봇 팔로 남극-에이킨 분지의 암석과 토양 등 시료 최대 2kg를 수집하게 된다. 계획대로라면 창어 6호는 인류 최초로 달 뒷면 토양 표본을 담아 오는 25일 지구로 귀환한다.
특히 창어 6호가 착륙한 남극 에이킨 분지는 지름 2500km, 깊이 8km로 40억년 전 운석과 충돌로 생긴 가장 크고 깊고 오래된 달 분화구다. 과학자들은 이곳에 산소와 로켓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얼음 상태로 물이 존재하는지, 이를 통해 인류가 달에 장기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지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남극 에이킨 분지를 착륙 지점으로 선택한 것은 잠재적으로 과학적 탐사 가치가 있는 데다가, 통신 및 원격 측정이나 지형의 평탄함 등 착륙 지역 조건이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창어 6호 프로젝트 수석 설계자 후하오는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이로써 인류가 달 토양의 구조, 물리적 특성, 물질 구성을 더 깊이 분석해 달의 형성과 진화 역사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창어(嫦娥·달의 여신 항아)’는 중국 신화에 나오는 달의 여신으로, 2004년 시작된 중국 달 탐사 프로젝트의 명칭이기도 하다. 창어 6호는 궤도선·귀환선·착륙선·승강선으로 구성됐으며, 지난 5월 3일 하이난성 원창 우주기지에서 발사돼 나흘 만에 달 궤도에 진입했다. 이후 20여일 간 달 주위를 비행하며 착륙하기에 가장 좋은 지점과 시간을 모색하며 착륙 준비를 했다. 지난 달 30일 창어 6호에서 분리된 착륙선과 승강기는 2일 새벽 하강을 시작해 착륙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소련, 미국, 중국, 인도, 일본까지 모두 5개 국가가 달 앞면 착륙에 성공했지만, 달 뒷면에 착륙해 시료를 수집하는 것은 중국이 처음이다. 미국과 소련도 모두 달 앞쪽 표면에서 시료를 가져왔다. 달 뒷면은 표면이 울퉁불퉁해 착륙할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데다가 달의 공전과 자전 주기로 태양 빛이 도달하지 못하는 ‘영구 음영 지역’이 존재해 지구와의 통신도 어려운 탓이다.
특히 중국의 이번 성공은 미국과 중국간 ‘우주 탐사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뤄진 성과다. 중국은 미국, 러시아 등에 비해 출발은 늦었지만 2010년대 이후 ‘우주굴기’에 속도를 내며 달 탐사 분야에서는 가장 앞서나가는 모습이다.
2030년까지 유인 우주선을 달에 보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중국은 2004년부터 달 탐사 프로젝트 ‘창어’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2007년 무인 달탐사선 창어 1호를 처음 쏘아 올린 뒤 2013년에는 창어 3호를 달 앞면에 착륙시킨 데 이어 2019년엔 창어 4호가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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