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자보호 한도’와 ‘법정 최고금리’ 상향에 대한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국회에서도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2일 국회 및 금융업권에 따르면 국회입법조사처는 ‘제22대 국회 입법·정책 가이드북’을 통해 예금보험, 법정 최고금리 제도 개선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예금보험공사가 금융사로부터 보험료를 받아 기금을 적립하고 있다. 금융사가 영업정지 또는 파산으로 소비자에게 예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예보가 대신 지급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1인당 보호 한도가 원금과 이자를 합산해 5000만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입법조사처는 해당 한도가 우리나라 경제상황과 1인당 GDP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1년부터 업권과 상품에 관계없이 보호 한도가 5000만원으로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국가는 금융사와 상품 특성을 반영해 차등 적용한다. 또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1인당 GDP 대비 예금보호 한도 비율은 약 1.2배로 △미국 3.1배 △영국 2.2배 △일본 2.1배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에 지난해 금융위원회에서 예금보호 한도 상향이 논의된 바 있지만, 금융당국이 여러 우려로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현안에서 밀린 상태다. 입법조사처는 보호한도 상향이 금융소비자 편익을 제고할 수 있어 업권별 차등 상향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입법조사처는 법정 최고금리 인상에 대한 종합적인 고려도 촉구했다. 최고금리 규제는 대출계약시 법에서 정한 금리를 초과하는 이자를 받을 수 없도록 규정한 제도다. 대부 시장에서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됐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2년 66%에 육박했던 최고금리를 지속적으로 인하해 2021년 7월부터는 20%를 적용하고 있다. 다만 입법조사처는 최고금리 인하로 오히려 취약계층이 제도권에서 밀려나 사금융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실제 대부업체들은 수익성 악화로 역마진이 우려되자 신규대출을 줄이는 추세다. 2022년 1월 신규 대출액 3846억원, 이용자 3만1065명에 달했던 대부업체 이용은 지난해 9월 834억원, 1만1253명까지 쪼그라든 상태다.
‘연동형 최고금리 규제’ 도입 논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연동형 최고금리는 시장금리 또는 기준금리에 법종 최고금리를 연동하는 제도로 시장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취약차주 대출시장 배제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입법조사처 금융공정거래팀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불법사금융 피해상담·신고 건수를 통해 추정해보면 2019년 5468건에서 지난해 1만3751건까지 약 2.5배 증가했다”며 “대부시장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해 조속히 최고금리 인상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