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0일부터 발행…정부 보장 ‘원금보장형’ 주목
가산금리·복리 적용…고소득자 분리과세 혜택 유리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선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개인만 매입할 수 있는 저축성 국채를 발행하면서 채권 투자 열기를 더할 전망이다. 연 복리와 이자소득 분리과세 혜택을 챙길 수 있어 절세 효과에 주목하는 자산가들의 새 투자처로도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원금과 이자를 보장해주는 ‘개인투자용 국채’를 오는 20일 국내 최초로 발행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저축성 국채인 만큼 안정적인 장기 투자를 원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수요를 흡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6월 2000억원(10년물 1000억원·20년물 1000억원) 발행을 시작으로 연간 1조원을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청약 기간은 이달 13일부터 17일까지로 판매 대행사인 미래에셋증권의 전용 계좌를 개설한 뒤 영업점 및 온라인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최소 10만원부터 10만원 단위로 1인당 연 1억원까지 구매할 수 있다.
이달 발행되는 10년물과 20년물 국채에는 각기 3.54%와 3.425%의 표면금리와 0.15%와 0.3%의 가산금리가 적용된다. 만기까지 보유하면 표면금리와 가산금리에 연 복리를 적용한 이자까지 만기일에 일괄 지급하는데 이자소득에는 매입액 기준 2억원까지 14%의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이달에 매입해 만기(10년)까지 보유한다면 가산금리에 연 복리와 이자소득 분리과세를 적용 받아 세후 수익률은 10년물 37%, 20년물 91%로 예상된다. 가령 10년물을 1억원 매입할 경우 10년 후 약 1억4370만원을 수령하게 되고 20년물 1억원을 매입하면 20년 후 약 2억780만원을 받게 된다.
중도환매는 매입 1년 후부터 신청 가능하지만 이 경우 가산금리, 연복리 및 분리과세 혜택은 적용되지 않는다. 만기까지 유지하는 것이 수익율 측면에서 유리한 셈이다.
다만 긴 기간 동안 돈이 묶이게 된다는 점을 감안해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반 채권처럼 만기 중간에라도 채권 가격이 오르면 팔아서 매매차익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장기 저축이 목적이고 정기예금 이상의 수익을 원한다면 개인투자용 국채가 유리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국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꾸준한 만큼 이번 상품도 인기를 끌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 간 개인투자자는 4조5273억원의 채권을 순매수했고 이는 지난해 4월 기록한 4조2479억원을 뛰어넘은 역대 최대치다. 가장 많이 순매수한 채권은 국채(1조9289억원)로 나타났고 이어 회사채(6788억원), 은행채(3986억원) 순으로 국채 및 채권 투자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투자용 국채가 자산가 ‘채권개미’들의 수요를 이끌지 여부도 관심사다.
기재부는 중산층과 서민의 장기 자산 형성을 위해 해당 상품을 선보인다고 밝혔으나 정부가 기대하는 만큼의 성과를 내려면 자산가들을 유치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업계에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이어 절세 혜택 상품으로 주목 받을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현행 이자·배당소득이 연간 2000만원을 초과하면 금융소득종합과세자로 분류돼 최대 49.5%(지방소득세 포함)의 세금을 내야 한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만기까지 보유하면 매입액 기준 2억원까지 이자소득에 대해 15.4%(지방소득세 포함)로 분리과세한다. 고소득자일수록 더 큰 혜택을 받는 구조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용 국채는 원리금 보장과 절세 혜택으로 흥행 가능성이 높지만 자본차익을 중시하는 투자자들에게는 큰 매력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높은 안정성과 절세 효과를 중시하면서 장기 저축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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