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율 평가가 출범 후 최저치인 21%로 내려앉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31일 나왔다. 이는 4·10 총선 참패 이후 23~24% 수준을 맴돌던 것보다 낮은 수치다. 윤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을 넘기지도 못한 상황에서 ‘조기 레임덕’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3%p(포인트) 하락한 21%로 나타났다. 반면 부정 평가는 전주 대비 3%p 증가한 70%로 취임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3월까지 30%대를 유지하던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지난 총선 패배 후 두 달째 20%대 초반을 답보하고 있다. 갤럽이 총선 이후 재개한 주간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23%(4월3주)→24%(4월4주)→24%(5월2주)→24%(5월4주)→21%(5월5주)로 고전하는 양상이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윤 대통령 지지도 하락의 결정적 요인으로 ‘채상병 특검법’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꼽았다. 최 평론가는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채상병 사망 사건을 오히려 정부가 키웠다”며 “총선 이후 변화를 기대한 국민 입장에선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남발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전직 대통령들과 비교할 경우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박근혜 정부가 ‘국정농단 사태’로 탄핵 위기에 몰렸던 2016년 4분기 평균 긍정평가와 참여정부 임기말이었던 2006년 4분기 평균 긍정평가는 각각 12%였다. ‘역대급 위기’에 봉착했던 과거 대통령 지지율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지만, 취임 3년 차인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해야 할 위기다.
이에 대해 최 평론가는 “대통령 지지율 20%가 붕괴하면 국민의힘 자체가 흔들린다”며 “국정이 안 움직이고 공직 사회가 말을 안 듣는다. 결국 정권을 내놓는 상황까지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 평론가는 21대 국회에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이른바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상병 순직사건·양평고속도로 게이트·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주가조작 의혹)에서 하락 신호가 감지됐다고도 했다.
그는 “윤 대통령 지지율은 계속적인 거부권 행사로 누적된 것”이라며 “큰 사건으로 한 번에 지지층을 잃은 박근혜 정부 때보다 더 극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30%, 더불어민주당 29%, 조국혁신당 13%, 개혁신당·정의당 각 2%, 자유통일당·진보당 각 1%로 나타났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은 22%다.
국민의힘은 서울, 대전·세종·충청,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등에서, 민주당은 인천·경기, 광주·전라 등에서 우세를 보였다. 연령 별로는 60·70대 이상에서 국민의힘 지지도가, 20·30·40·50대에서는 민주당의 지지도가 높았다.
한편 이번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 조사원 인터뷰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응답률은 11.1%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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