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분쟁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금 조달 문제로 잠시 인기가 주춤했던 재건축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건축 대상 연한의 집값 상승률이 높아지는 동시에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년 초과 서울 아파트값은 이번주(지난달 27일 기준) 전주대비 0.06% 올랐다. 지난해 10월 마지막주(0.06%)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20년 초과 서울 아파트값은 11월 마지막주부터 올해 3월 마지막주까지 넉 달 간 마이너스를 기록한 바 있다.
재건축이 진행 중인 압구정, 여의도 등에서는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압구정 ‘신현대12차 전용 121㎡은 지난 4월 47억6500만원에 거래됐다. 2020년 11월 기록한 31억5000만원보다 16억1500만원 상승한 값이다. 지난달 16일 여의도 삼부아파트 전용 175㎡는 42억원에 계약돼 석 달 만에 6억2000만원 상승했다.
한동안 재건축 아파트는 인기를 끌지 못했다. 원자잿값,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가 인상되면서 조합과 시공사간의 갈등이 잦았다. 이로 인해 주요 재건축 단지의 입주시기도 지연됐다. 더불어 고금리 지속으로 PF를 통한 조합의 자금조달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서울시가 지난달 30일 재개발·재건축 등 공급 활성화를 위해 사업성을 개선하고 용적률을 높이는 등 규제를 대폭 완화하기로 하는 등 정부 차원의 규제완화가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같은 날 금융당국은 6개월 이상 연체 사업장이나 부실우려 사업장에도 자금을 투입해 재구조화 하기로 하는 등 PF구제책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분양이 지연되는 등 공급이 원할하지 않자 향후 가격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분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가격 상승, 거래량 증가는 주로 강남권, 한강변 재건축 등에서 발현됐는데 향후 사이클 변화에 따른 가격 상승 기대가 선반영된 것”이라면서 “이들 지역에 공급 진도가 느려 물량 희소성도 부각되고 있다”고 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신축과 재건축은 본래 키 맞추기를 하며 올라가고 내려가는 경향성이 있다”면서 “최근에 공사비 인상 이슈로 인하 신축 쏠림현상이 있다가 이제 재건축 가격이 그에 맞춰서 올라가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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