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석탄발전사업자인 삼척블루파워(A+)가 삼척화력발전소 차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채 시장 문을 두드린다. 화력 발전소는 대표적인 반(反)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업종에 속한다. ESG 투자 기조에 따라 기관투자자는 삼척블루파워 회사채를 담지 못하지만, 개인투자자 사이에서는 ‘없어서 못 사는’ 고금리 채권으로 통한다. 이번 회사채도 개인투자자 대상으로 소화될 전망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척블루파워는 15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만기는 3년 단일물로, 희망 금리 밴드는 논의 중이다. 오는 17일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후 25일 발행을 목표로 두고 있다. 지난해 9월 발행한 3년물 회사채의 표면금리는 7.402%였다.
기관은 삼척블루파워 회사채를 외면할 수밖에 없다. 석탄화력발전 특성상 반 ESG 업종에 속하기 때문이다. 기관이 담을 경우, ESG 기조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들을 수 있다. 한 채권 운용역은 “연기금이 위탁운용사를 평가할 때 ESG 점수를 매기기에 운용사 입장에선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귀띔했다.
기관이 담지 못한 삼척블루파워 회사채는 개인 대상으로 불티나게 팔린다. 직전 회사채의 경우, 금리가 7%대에 달해 장내 시장에서 빠르게 소진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삼척블루파워 회사채는 개인이 사는 채권”이라며 “증권사 내 회사채 발행 업무를 담당하는 채권자본시장(DCM) 부서 직원들도 삼척블루파워는 담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발행될 회사채도 같은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크다. 고금리가 예상되는 데다 주주 구성이 안정적이어서 회사채 자체로는 투자 매력도가 높은 상품으로 판단돼서다. 삼척블루파워는 포스코인터내셔널(29%), 포스코이앤씨(5%) 등을 주요 주주로 두고 있다. 또 KDB산업은행과 국민연금공단 등이 주요 출자자인 KIAMCO 파워에너지 3호 펀드가 54.5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상업 운전이 늦어지는 점은 우려 요소다. 수도권에 전기를 보내는 송전선로가 부족한 탓이다. 동해안 일대에는 원전 8기와 화력발전소 4곳이 있는데, 원전이 1순위여서 다른 화력발전소도 풀가동하지는 않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삼척블루파워는 지난 17일 1호기 상업 운전을 시작해 언제든 전기 생산이 가능함에도 송전선로가 부족해 실제로 발전소는 돌리지 않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소는 상업 가동 이후 벌어들이는 수익으로 부채를 갚아가는 구조여서 상업 운전이 늦어지면 삼척블루파워가 수익을 내는 시기도 지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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