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엔화 가치 하락(엔저)을 막기 위해 최근 한 달간 약 86조원을 투입해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10월 이후 약 1년 반만이다.
재무성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9일까지 약 한 달간 9조7885억엔(약 86조원) 규모로 개입했다고 31일 발표했다.
지난달 29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는 엔/달러 환율은 34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160엔선을 넘어선 뒤 4엔 넘게 급락했다. 이달 2일에도 달러당 157엔대에서 4엔가량 급격히 하락하면서 엔화 강세로 전환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일본 외환 당국이 급격한 엔화 약세를 저지하기 위해 달러를 팔아 엔화를 매수하는 외환 개입에 나섰다고 봤다. 그러나 일본 외환 당국자는 “외환시장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라면서 개입 여부를 밝히지 않아왔다.
이에 앞서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45∼151엔대이던 2022년 9∼10월에도 외환시장에서 세 차례 총 9조1000억엔 규모의 엔화를 매수하며 시장에 개입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달 26일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는 엔화 약세가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에 큰 영향을 주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엔화 약세를 자극하는 발언으로 받아들여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60엔선까지 치솟았다.
우에다 총재는 이달 7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면담 뒤 엔화 약세와 관련해 “충분히 주시해갈 것을 확인했다”며 태도 변화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일본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에도 미국과 일본 간 금리 차가 크게 줄어들기 힘든 상황이어서 개입 효과는 일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엔/달러 환율은 개입 이후 다시 상승해 이날 달러당 157엔대에서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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