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탈취 의혹을 두고 분쟁을 벌이고 있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자신의 경영 성과를 강조하며 하이브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어도어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label·소속사)로 걸그룹 ‘뉴진스’를 아티스트로 두고 있다.
민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타 보이밴드가 5년 혹은 7년 만에 낼 성과를 나는 2년 만에 냈다”며 “그런 성과를 낸 자회사 사장에게 배신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주식회사는 한 사람만의 회사가 아니다”며 “어도어를 위해서 열심히 일했고 큰 겨여를 했다고 생각한다. 법원에서도 어도어에 배임이 아니라고 했다. 이제는 감정적인 부분 내려놓고 대의적으로 어떤 게 더 실익인건지 생각해서 모두가 다 좋은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민 대표의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달 25일 첫 번째 회견 이후 36일 만이다.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굳은 표정으로 피곤한 기색을 숨기지 않던 그는 이날은 웃음기 띤 밝은 얼굴로 등장했다. 그는 노란색 재킷 차림에 머리를 뒤로 묶은 차림이었다.
어도어는 뉴진스 인기에 힘입어 설립 2년 만에 2023년 매출 1100억원, 영업이익 335억원을 달성했다. 매출로 보면 하이브 전체 레이블 가운데 빅히트뮤직(5523억원), 플레디스(3272억원)에 이어 세번째로 많았다.
법원은 전날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고, 이에 따라 민 대표는 해임 위기에서 벗어났다. 재판부는 민 대표가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것이 “‘배신적 행위’라고 볼 수는 있겠지만 어도어에 대한 ‘배임’ 행위가 된다고 하기에는 어렵다”고 봤다.
민 대표는 “(첫 기자회견 이후) 한 달이 넘은 것 같은데 인생에서 다시 없었으면 좋겠는 힘든 일이었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누명을 벗었기에 홀가분하다. 큰 짐을 내려놨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직위나 돈 욕심은 분쟁의 요인이 아니었다”면서 “해임 요건이 없는데도 뉴진스와 이루고 싶은 비전이 것이 꺾인다는 생각 자체가 고통스럽다. 이는 경제적으로도 주주들에게 큰 피해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결정으로 민 대표는 이날 임시주주총회에서 유임됐으나,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한 하이브는 민 대표 측 사내이사인 신모 부대표와 김모 이사를 해임하고, 자사 내부 임원인 김주영 CHRO(최고인사책임자), 이재상 CSO(최고전략책임자), 이경준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새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다만 민 대표 측근 측근 인사 2명은 어도어 부대표 등을 이어간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