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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비중 35% 역대 최대…2038년 ‘무탄소 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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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비중 35% 역대 최대…2038년 '무탄소 시대' 연다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총괄위원장인 정동욱 중앙대 교수가 3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제11차 전기본 실무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전 비중 35% 역대 최대…2038년 '무탄소 시대' 연다
신한울 1호기 전경. 사진 제공=한국수력원자력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은 원자력 발전과 신재생 에너지를 함께 늘려 2038년까지 국내에서 생산되는 전기의 70% 이상을 ‘무탄소 에너지’로 확충하는 방안을 담았다. 원전 발전량 비중을 2038년 35.6%까지 확대하고 신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도 늘려잡아 2023년 40%를 밑돌았던 무탄소 에너지 비중을 2030년 52.9%, 2038년 70.2%로 꾸준히 늘려가겠다는 계획이다.

무탄소 에너지는 원전, 신재생, 수소·암모니아를 포함한 개념이다. 11차 전기본 실무안은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2038년까지 국내에서 만들어지는 전기의 70% 이상을 무탄소 에너지를 통해 채우도록 정부에 권고했다. NDC는 국가가 자발적으로 수립하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로,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40% 감축하는 방안을 2021년 확정한 바 있다.

정동욱 전기본 총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동안 탄소중립이라는 목표는 있었지만 달성 경로가 구체적이지 않았다”며 “특히 산업 부문 탈탄소를 위해 전기화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에 보다 중장기적인 에너지 로드맵을 정부가 수립하길 권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1차 전기본 달성을 위해서는) 그동안 누적된 송전망 문제가 크고 빨리 해소돼야 한다.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이어 6개월 내 국가 송전망 확충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무안에 따르면 2023년 30.7%였던 원전 발전 비중은 2030년 31.8%, 2038년 35.6%로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26기의 원전이 가동 중인데 새울 3·4호기와 신한울 3·4호기의 건설이 완료되면 2038년에는 총 30기의 원전이 가동된다. 총괄위원회는 여기에 더해 2038년까지 추가로 필요한 발전설비 10.6GW 중 4.4GW를 신규 원전에 할당했다. 1기당 1.4GW인 한국형 원전 APR1400 노형을 건설한다고 가정했을 때 산술적으로 최대 3기까지 건설이 가능하다. 정 위원장은 “원전을 늘리면 재생에너지의 송전망 등 시스템 비용이 낮아지는 측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균형을 바탕으로 무탄소 에너지를 실현해야 한다”고 했다.

SMR도 사상 처음으로 전기본 실무안 주요 발전설비에 반영됐다. 2034∼2035년에 걸쳐 건설을 마치고 운영을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한국이 개발 중인 SMR 노형은 1개 모듈당 0.17GW 규모다. 4개 모듈을 합한 SMR 1기의 용량이 약 0.7GW다.

신규로 건설하는 대형 원전은 올해 당장 부지 확보와 주민 설득 등 절차에 돌입하게 될 경우 2037년에는 가동할 수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총괄위원회에서 가장 경제적인 무탄소 전원인 대형 원전을 2037~2038년에 넣는 것을 권고한 것”이라며 “최종 기수는 정부가 협의를 통해 결정하게 된다”고 밝혔다. 실제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발전원별 전력 구입 단가는 원전이 1㎾h 당 68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이어 신재생 133원, 유연탄 142원, LNG 167원, 양수 186원 등이었다.

원전과 함께 신재생에너지도 확대된다. 실무안이 신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2022년 발표된 10차 전기본보다 높여 잡을 것을 정부에 권고하면서다. 2038년에는 원전 35.6%, 신재생에너지 32.9%, 석탄 10.3%, 액화천연가스(LNG) 11.1%, 수소암모니아 5.5% 등을 함께 구성해 전력 수요를 확충하게 된다.

10차 전기본에서는 2030년까지의 태양광·풍력 설비 보급 목표를 65.8GW로 제시했는데, 11차 전기본 실무안에서는 이를 72GW로 높여 잡았다. 10차 전기본 마지막 해인 2036년 태양광·풍력 설비 보급 목표는 99.8GW였지만 11차 실무안 마지막 해인 2038년에는 115.5GW를 보급하도록 목표가 상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2023년 9.6%에서 2030년 21.6%로 증가해 2038년에는 32.9%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10차 전기본에서 확정된 노후 석탄 발전소의 LNG 전환 계획은 유지된다. 아울러 2037~2038년 설계수명 30년이 도래하는 석탄발전 12기는 양수·수소발전 등 무탄소전원으로 전환하는 계획이 반영됐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11차 전기본의 현실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해상풍력특별법’과 ‘고준위 방폐물 관리 특별법’이 22대 국회 전반기에 통과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총괄위원회가 산업통상자원부에 권고한 11차 전기본 실무안은 향후 환경영향평가, 정부 부처 간 협의, 국회 보고 등 절차를 거쳐 확정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11차 전기본은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의 조화로운 확대로 탄소중립에 적극 대응하고, 화석연료의 해외 의존도 감소를 통해 에너지 안보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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