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회 맞은 ‘삼성호암상’…’인재제일’, ‘동행’ 철학 계승
이재용 회장, 2022년 이후 3년 연속 참석…별다른 소감은 없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2년 이후 3년 연속 삼성 호암상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며 ‘인재제일’, ‘동행’이라는 삼성의 철학을 공고히했다.
이 회장은 31일 오후 3시 50분께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4년도 제34회 삼성호암상 시상식’을 찾았다. 삼성 호암상은 이병철 삼성 창업 회장의 ‘인재제일 및 사회공헌’ 정신을 기리기 위해 1990년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이 제정했다. 올해로 34주년을 맞았다.
검은 정장·검은 구두에 하늘색 넥타이를 멘 이 회장은 호암상 행사와 관련해 별다른 언급 없이 곧바로 시상식장으로 입장했다.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전 관장을 포함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의 참석에도 관심이 쏠렸으나 모두 불참했다.
과거 호암상 시상식에는 고 이건희 선대 회장과 부인 홍라희 전 관장을 비롯해 세 자녀인 이재용 회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 등이 함께 참석했었다.
삼성그룹 사장단을 비롯한 각계 인사들도 속속 자리했다.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은 파리 언팩 2024와 관련해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하다. 잘 준비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언급했다.
DS부문장으로 새로 위촉된 전영현 부회장은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 분야를 묻는 질의에 “여러가지를 두루 보고 있다”고만 답했다.
이어 등장한 한종희 DX사업부문장(부회장)은 올해 신규 M&A(인수합병), 합작법인 설립 계획 등의 질문이 쏟아졌으나 “열심히 하겠다. 잘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 외에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이영희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경계현 미래사업기획단장(사장), 김기남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 등 사장단 50여명이 시상식을 찾았다.
이재용 회장, 삼성호암상 한 단계 발전시켜
삼성호암상은 ▲과학 ▲공학 ▲의학 ▲예술 ▲사회공헌 등의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뤄내 ‘글로벌 리더’로 인정받는 국내외 한국계 인사들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올해 수상자는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혜란 다윈(55) 미국 뉴욕대 교수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고(故) 남세우(54)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 연구원 ▲공학상 이수인(44) 미국 워싱턴대 교수 ▲의학상 피터 박(53) 미국 하버드의대 교수 ▲예술상 한강(54) 소설가 ▲사회봉사상 제라딘 라이언 수녀(76) 등이었다.
공학상을 받은 이수인 교수는 삼성 이건희 장학재단의 1기 장학생 출신으로, 이번 호암상 수상으로 또다시 삼성과 연을 맺게 됐다.
이 교수는“많은 분들이 저의 호암상 수상과 AI연구에서 영감을 받아 공학자의 길을 선택하고, 도전적인 연구를 통해 과학, 의학, 사회 및 인류가 직면한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여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전했다.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을 수상한 혜란 다윈 교수는“부모님께서는 한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운 일임을 늘 말씀해주셨다. 미국내 생명과학 분야에서 한국인을 찾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데 호암상이 꿈을 쫓는 전세계 한국 과학자들에게 격려가 된다”고 말했다.
예술상을 수상한 한강 소설가는“올해는 제가 첫 소설 발표한지 삼십 년이 된 해다. 그동안 글쓰기를 통해 사람들과 연결돼 있었다는 것이 때로 신비하게 느껴진다. 천천히, 서두르지 않고 더 먼길을 우회해 계속 걸어가보려고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학계에서는 삼성호암상이 기초과학·공학·예술·CSR 등 다방면에서 한국의 사회발전 및 한국 학계·예술계의 위상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삼성은 국가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자는 이 회장의 제안에 따라 2021년 과학 분야 시상을 확대했다.
기존에는 1명에게 시상하던 과학상을 ▲물리·수학 ▲화학∙생명과학 2개 부문으로 확대해 시상하고 있다.
이 회장은 공학이나 의학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을 늘려 산업 생태계의 기초를 강화하고 궁극적으로 국가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자는 취지로 시상 확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3년 연속 시상식 참석·호암재단 기부로 '인재제일' '동행' 철학 계승
이 회장은 2022년부터 3년 연속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해 수상자 및 가족들을 격려했다. 고 이건희 회장은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기 전인 2013년까지 매년 시상식을 찾았고 이재용 회장은 이듬해인 2014년부터 행사를 직접 챙겼다. 이후 국정농단 사태로 2017년부터 재작년까지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고 6년 만인 2022년부터 다시 참석했다.
이 회장은 과학·공학·의학 등의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뤄낸 글로벌 인재 격려를 통해 선대의 ‘인재제일’ 철학을 계승하고, 나아가 사회와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동행’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이 회장은 삼성호암상 운영, 학술 및 연구사업지원 등의 사업을 전개해 나가는 호암재단에 2021년부터 3년째 개인 기부를 이어가며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3년간 기부 이력은 2021년 4억원, 2022년 2억원, 2023년 2억원이다.
삼성호암상 수상자, 34년 만에 처음으로 삼성 임직원 대상 특강 진행
올해 삼성호암상 수상자들은 지난 30일 삼성전자, 삼성바이오, 삼성서울병원 등의 임직원 약 3600명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특강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호암상 수상자가 삼성 임직원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에는 삼성전자 약 3000명, 삼성바이오로직스/에피스 약 500명, 삼성서울병원 약 100명이 자리했다.
특강에 나선 공학상 수상자 이수인 교수, 과학상 수상자 혜란 다윈 교수, 의학상 수상자 피터 박 교수는 각사와 협의해 회사 비즈니스와 관련된 내용으로 강연을 했다.
특강을 들은 임직원들은 “AI전문가의 특강을 통해 기술 개발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었다”, “미래 기술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 고민해 볼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다음에도 강연이 진행된다면 꼭 참여하고 싶다”는 등의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임직원들은 선대부터 이어져 온 삼성의 고유한 ‘인재제일’, ‘기술중시’ 철학을 계승,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도 다졌다.
삼성은 삼성호암상 외에 미래기술육성사업 및 산학협력을 통해서도 국가 기초과학 발전을 지원하고 있다.
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물리와 수학 등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지원 중이며 삼성이 지원한 연구 과제 관련 논문이 네이처, 사이언스, 셀 등 국제 학술지에 다수 게재되기도 했다.
또한 국내 대학들의 미래 기술과 인재 양성을 위해 산학협력에 투자하고 있으며 대학들과 함께 계약학과 등을 운영해 국가 R&D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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