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일본 파나소닉 에너지(이하 파나소닉)가 유럽 특허관리전문회사(NPE) ‘튤립 이노베이션’을 특허 라이선스 에이전트로 선정했다. 기술 선점 경쟁이 치열한 배터리 시장에서 NPE와의 협력을 통해 특허를 보호, 무분별한 기술 도용을 원천 봉쇄한다는 방침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튤립 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파나소닉의 특허 라이선스 업무를 대리한다. 라이선스 계약을 위한 논의 과정과 특허 침해 소송을 대행하는 ‘에이전트’ 역할을 맡는다.
튤립 이노베이션이 관리할 특허는 양·음극재를 비롯한 배터리 소재, 셀 모듈, 팩 등 구조·공정 관련 기술을 모두 포괄한다. 20여 년 동안 양사의 연구·개발 노력이 결집된 결과물 규모는 약 1500개 특허군·5000개 이상 특허에 달한다. 이는 그동안 배터리 업계에서 라이선스를 위해 제공되는 특허 포트폴리오 중 가장 최대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과 파나소닉은 이번 튤립 이노베이션과의 협력을 통해 양사 특허 기술에 효율적으로 접근할 환경을 조성했다. 정당한 계약을 유도해 특허 침해와 소송 리스크를 해소한다.
배터리 시장이 성장하면서 무분별한 기술 도용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배터리 선도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의 피해는 막대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1992년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이차전지 연구에 착수하며 소재와 공정 관련 핵심 기술을 대부분 선점했다. 지난달 말 기준 6만여 건의 특허를 출원했고, 3만3000여 건을 등록했다. 경쟁사의 침해가 우려되는 전략 특허 수는 1000여 건으로, 580건은 경쟁사의 침해가 확인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미국에서 SK이노베이션과 영업 비밀 탈취와 특허 침해로 소송을 벌인 바 있다. 2년여 간의 갈등 끝에 2조원의 합의금을 받기로 하고 소송을 종결했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말 후발업체들의 특허 무임승차에 강력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현지 전문가를 선임해 소송 역량을 강화하고, 지식재산권을 관리할 해외 IP오피스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허 보호에 적극 나서면서 튤립 이노베이션과도 협력을 추진했다.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배터리 제조업체의 사업 기반이 될 수 있는 주요 기술에 대한 광범위한 라이선스를 취득할 기회”라며 “후발업체들에 정당한 라이선스 획득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공정한 경쟁 환경과 배터리 산업 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와타나베 쇼이치로 파나소닉 CTO도 “튤립의 프로그램을 통해 공정한 경쟁 환경이 조성된다면 녹색 기술 혁신이 촉진되어 보다 지속 가능한 사회를 달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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